긴박했던 아프간 조력자 국내 이송
의료·수송지원 인력 등 70여명 싣고 출발현지인들, 공항 집결 통보에 근처서 대기
우방국 협조로 버스 6대 나눠 공항 진입
카불서 이슬라마바드로 2차례 걸쳐 수송
외교부 “한국행 원한 조력자 100% 구출”
“데리러 오겠다” 약속 지킨 한국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의 국내 이송 작전의 지원을 위해 지난 22일(현지시간) 카불로 복귀한 김일응 주아프가니스탄 공사참사관이 현지에서 아프간인 대사관 직원과 재회해 포옹하고 있다. 김 참사관은 지난 17일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에서 최태호 주아프간 대사와 함께 마지막으로 철수한 직원 중 한 명이다. 당시 김 참사관은 이 직원에게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정부의 활동을 지원한 아프간인과 가족 등 391명은 26일 국내에 도착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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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부 당국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우리 정부는 작전 ‘디데이’를 24일로 정한 뒤 이송 준비에 들어갔다. 탈레반이 외국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시한을 오는 31일로 못 박으면서 더 늦추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22일 카타르에 대기 중인 주아프간 대사관 직원 4명이 선발대로 카불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인들을 태울 군 수송기 3대(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 C130J 2대)는 23일 새벽 한국을 출발해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수송기에는 승무원과 의료·수송지원 인력 등 60~70여명이 탑승했다. 군 관계자는 “우발 상황을 대비한 최소한의 인력도 같이 갔다”고 했다.
군 수송기는 이번 작전(작전명 미라클)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맡은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카불로 이동해 현지인들을 데리고 왔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카불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가량 걸린다고 한다. 전날 1차로 26명, 이날 365명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군용기가 아프간 영공에 진입하는 만큼 이슬람 무장세력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C130J를 투입했다. 이 수송기는 한 번에 110~130명가량 태울 수 있고, 미사일 경고 시스템과 회피 장비도 갖췄다. 군 당국은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분유도 함께 준비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철판으로 된 바닥에 앉힐 수도 없어 매트리스도 깔았다.
24일 아프간인 이송을 위해 한국 공군 수송기가 도착한 카불 공항 인근에서 우방국 병사가 한국 외교관과 함께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는 모습.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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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앞서 탈레반의 정권 장악이 임박하는 등 현지 상황이 악화되자 우리 대사관에 신변 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 지원을 요청했다. 탈레반이 이들을 외국 정부에 조력했다는 이유로 보복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외면할 수 없는 요구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같이 일했던 동료이기 때문에 서로가 잘 안다. 짧게는 1~2년, 심지어 8년 동안 문제가 없었다면 크게 위험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테러 위험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기간에도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원 확인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정착할지 아니면 미국·호주·캐나다 등 제3국으로 재이주를 희망하는지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2021-08-26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