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박근혜 실명 비난 ‘잠잠’…공세 완화?

北매체 박근혜 실명 비난 ‘잠잠’…공세 완화?

입력 2012-11-26 00:00
수정 2012-11-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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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선전매체서도 1주일 넘게 실명 거론안해…南 대선 관망 가능성

북한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최근 낮추는 경향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공식 매체들은 올 들어 지난 5일 박근혜 후보가 대북정책 공약을 발표한 직후까지 꾸준히 박 후보를 공격해왔지만 이달 초순 이후 실명 비난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대결의 전철을 밟는 어리석은 처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이 상대방의 체제를 부정하고 ‘인권 모략’에 매달리는 모순투성이라고 비난한 이후 지금까지 보름 넘게 박 후보에 대한 실명 비난을 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을 살펴봐도 지난 13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박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을 비난한 것을 소개한 것 말고는 박 후보에 대한 실명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려온 북한의 대남기구도 다소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6일 ‘당치도 않은 대선개입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아니라 그냥 ‘새누리당 후보’라고 표현했다.

이 매체에서는 지난 19일부터 일주일 넘게 박 후보에 대한 실명 비난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한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선 판세를 관망하면서 박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 매체는 2007년 8월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 경선에서 승리,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한때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이 대통령이 집권한 뒤에도 한달 여간 직접 비난을 하지 않다가 2008년 4월 1일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 ‘비핵개방 3000’ 등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차기 정부와 협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박 후보에 대한 실명 비난을 줄였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박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북한이 대선에 개입하려고 시도한다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는 최근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있지도 않은 북은 대선 개입설을 떠들고 있다”며 꾸준히 남한 대선에 개입할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해왔다.

다만 북한이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북정책을 계속 공격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에 대한 실명 비난이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남한 대선의 상황에 따라 박근혜 후보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며 “북한 매체가 실명 비난을 하지 않기로 전략을 정했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연구원도 “북한이 남한의 보수세력 심판론을 계속 얘기하고 정권 교체를 원하는 만큼 박 후보에 대한 실명 비난은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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