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얼짱 여대생’은 대남 선전요원일 것”

“‘北 얼짱 여대생’은 대남 선전요원일 것”

입력 2010-06-09 00:00
수정 2010-06-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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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대생을 등장시켜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한 동영상이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동영상에는 짧은 단발머리 형태의 ‘보브 컷’ 머리를 한 ‘평양교원대학 박진주’라는 여대생이 나와 “얼마전 우리는 새 집으로 이사했다”며 “원래 살던 집도 좋았는데 나라에서 식구가 많다는 이유로 더 크고 넓은 새 집을 줬다”면서 노래하고 박수치는 단란한 가정 모습을 소개했다.

 총 4분 분량의 이 동영상에서 여대생은 내레이션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 있는 사람들은 집 없이 헐벗고 있으며 방이 없어 자살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하면서 화면을 통해 서구의 노숙자들 뿐 아니라 남한의 용산 참사 현장을 보여줘 우회적으로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했다.

 이 영상물은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원래 유튜브에 올라 있는 것을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http://andocu.tistory.com)에 ‘북한 방송매체가 제작한 것’이라고 소개한 뒤 네티즌의 ‘퍼나르기’로 급속히 유포됐는데,안씨는 블로그에서 “여대생이 사용중인 노트북은 (미국) HP제품 같다”면서 미제가 ‘원쑤’라는 북한 선전과 모순된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대부분은 영상의 내용보다는 북한 여대생의 미모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헐’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북한서 탈옥하는 사람들은...후진국에 선진문명을 전하려고 탈옥하는 것일까”라고 지적하는 등 많은 네티즌들은 선전 내용이 지나치게 작위적이고,연출된 것 같다는 평을 내놓았다.

 탈북 시인인 장진성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영상물과 관련,“단순 동영상이 아니라 통전부가 제작한 의도된 편집물로 여대생이라는 여주인공도 실제로는 통전부 산하의 대남 선전 요원일 것”이라며 “여대생의 헤어스타일도 북한에서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춘,일종의 ‘현지화’된 머리모양”이라고 말했다.

 당초 유튜브에는 ‘북한(North Korea),나의 사랑하는 조국을 소개합니다’라는 일본어 제목으로 소개된 이 동영상 말미에는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6.15편집사’에서 작년 3월 제작한 것으로 돼 있는데,등장인물의 말씨나 옷차림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에서 제작한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6.15편집사는 북한 공식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운영하는 곳지만 네티즌들이 지적하듯 내용 자체에 모순이 많은 ‘실패한 선전물’이라는 판단 때문에 북한에서 만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수사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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