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수상한’ 보도…김정은 이름 왜 빼나?

北매체 ‘수상한’ 보도…김정은 이름 왜 빼나?

입력 2010-10-11 00:00
업데이트 2010-10-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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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권력 승계자 김정은이 불과 2주도 안 되는 ‘초단기’ 공식화 일정을 거쳐 후계자 지위를 굳힌 형국인데도 불구하고,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의 이름을 종종 누락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김 위원장의 국립연극극장 현지지도(9일 새벽 0시16분 보도),집단체조 ‘아리랑’ 관람(10일 새벽 3시11분 〃),저우융캉(周永康)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면담(낮 12시50분〃) 소식을 전하면서,실제로 김정은이 김 위원장 곁에 있었는데도 수행자나 배석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뺐다.

 대신 중앙통신은 9일 오후 9시께 김정은이 국립연극극장 시찰에 따라가 수행자들과 함께 서 있는 사진을 내보냈고,조선중앙TV는 같은 날 오후 5시께 김정은의 수행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같은 사진만 보도했으며,노동신문은 9일자 1면에 이 사진을 실었다.

 김 위원장의 ‘아리랑’ 공연 관람에 대해서는 중앙통신 보도가 나온지 약 3시간 뒤인 오전 6시께 조선중앙방송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을 수행자 명단에 포함시켜 보도했다.

 동일 사안에 대해 중앙통신은 수행자 명단에서 김정은을 빼고,대내용 라디오 방송인 중앙방송은 몇 시간 뒤 김정은이 포함된 수행자 명단을 전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저우융캉 면담에 관한 북한 매체 보도는 더 ‘속내’를 짐작하기 어렵다.

 이 소식은 중앙통신이 먼저 전했는데,실제로 면담 자리에 배석하고 저우융캉과 악수까지 나눈 김정은의 참석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이 자리에 배석한 사실은 고위급 외교접촉에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이었는데,정작 그 소식과 사진은 중국의 신화통신과 CCTV를 통해 외부에 전해졌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보도 행태를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실수로 보는 시각은 전무한 듯하다.하직 구체적인 의도야 알 수 없지만 북한 특유의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27세에 불과한 김정은이 권력싸움에 능한 엘리트계층을 단기간에 장악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을 따라다니기만 하는 이미지를 벗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조선중앙TV는 9일 김정은의 국립연극극장 방문을 확인하는 사진을 단 1장 내보냈는데 그 사진에 김 위원장의 모습은 없고,김정은 혼자 다른 수행 인사들을 거느리고 서 있었다.

 대북 전문가는 “아버지 품 안에서 벗어나 독자적 지도력을 가진 후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면서 “비록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지만 혼자서도 현지지도를 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는 정치선전술의 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김정은을 국내외에 좀 더 빨리 알리려는 일종의 ‘깜짝 쇼’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갈 때는 매번 김정은이 나타난다는 관성적 인식을 깸으로써 항상 김정은 주위로 외부의 시선을 끌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북한학과)는 “모두 김정은에 대해 궁금해하는 상황에서 수행 명단에 빠졌던 김정은이 나중에 사진에 불쑥 나타나고 하면 관심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후계구축에 바짝 속도를 내면서 더 극적인 효과가 필요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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