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꼼수?…이산상봉 정례화 불발

北 또 꼼수?…이산상봉 정례화 불발

입력 2010-10-27 00:00
수정 2010-10-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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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26~27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등 인도주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다만,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북측이 요구한 쌀,비료 등 대규모 지원 문제는 오는 11월25일 차기 적십자회담을 열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북측 최성익 단장(조선적십자회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이틀째 회담에서 전날 자신들이 제기한 쌀 50만t과 비료 30만t 지원 요구에 대한 남측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북측은 상봉 정례화를 비롯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쌀,비료를 제공하면 풀어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산가족 문제와 인도적 지원 문제 연계를 고수했다.

 북측은 상봉 정례화를 위해 상봉장소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관련 실무회담이 빨리 개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산가족상봉 장소인 이산가족면회소를 매개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이런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라고 대응했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와 생사주소 확인,서신교환,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월25일 남측 지역인 문산에서 차기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면회소 몰수 조치는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스스로 풀어야 하는 문제“라며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관광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우리 측이 제의한 차기 적십자회담을 11월25일 열기로 합의했다.차기 회담 장소로 우리 측은 문산을 제시했지만,북측은 추후 통보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대규모 대북지원과 금강산 관광 문제는 인도주의적 지원과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차기 적십자회담이 열려도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규모 지원은 인도적 고려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남북관계 상황에 비춰 결정할 사안”이라며 “지금부터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국민적 합의뿐 아니라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정부 내에서도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적십자회담만이 아닌 다양한 수준의 당국 간 회담 등 여러 협의 통로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혀 남북 간 고위급회담 개최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상봉 정례화와 관련 △매월 남북 각 100가족씩 상봉 정례화 △이미 상봉 경험이 있는 이산가족의 재상봉 △매월 5천명씩의 생사.주소 확인 △80세 이상 고령자의 고향방문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사확인 등을 제의했다.

 북측은 설과 추석 등 명절을 기본으로 1년에 3~4차례 각각 100명 규모로 하고,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사업도 병행하자고 제안했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이틀간의 회담에서 3차례의 전체회의와 2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다.우리 측에서는 김용현 대한적십자사(한적) 사무총장(수석대표)과 김의도 남북교류실행위원(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김성근 남북교류팀장이,북측에서 최성익 적십자회중앙위원회 부위원장(단장)과 박용일 중앙위원,조정철 부부장이 각각 대표단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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