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정일·정은 사진’ 사격표적은 도발 행위”

“‘김일성·정일·정은 사진’ 사격표적은 도발 행위”

입력 2011-06-05 00:00
수정 2011-06-05 11:1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북, 전면적 군사보복 위협…軍당국자 “접경지역 예의주시”

북한군이 3일 국내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사용한 것에 대해 ‘특대형 도발행위’라고 규정하고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을 가할 것”이라면서 위협했다.
이미지 확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및 노농적위군 부대들은 역적무리를 일격에 쓸어버리기 위한 실제적이고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면서 “남조선 괴뢰당국은 특대형 도발행위에 대해 온 민족 앞에 정식으로 사죄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를 공식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관진 국방장관을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의 주모자 처형과 사죄조치를 세울 때까지 실제적이고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대응 도수를 계단식으로 높여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성명은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총참모부는 군부의 계획과 전략을 총괄하는 곳”이라면서 “최고지도자를 건드렸다는 것은 체제를 위협하는 사건인 만큼 단순히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일부 예비군 부대에서 김일성 세 부자의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사용되고 있다고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국방위 성명을 통해 “총포탄을 마구 쏘아대는 광기를 부렸다.”고 비난한 바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 군부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보임으로써 내부 체제를 공고화하는 데 활용하려는 것 같다.”면서 “군부내의 불만을 표출해 남측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성명은 이틀 전 국방위 대변인을 통해 남북 비밀접촉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성명은 “동족대결에 환장이 된 이명박 역적패당과는 애당초 마주 앉을 필요가 없고 오직 총대로 결판 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찾게 된 최종 결론”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발언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수 있을까. 양무진 교수는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앞두고 있고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실제로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면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화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방부가 표적을 없앤다는 명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낮은 수준의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인명 살상이 아니라 상징적인 무력시위를 벌임으로써 내부 결속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군은 국방부 지침에 따라 표준 표적지를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현재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한미 정보자산을 동원해 접경지역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이석·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