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서 중대 시험”… ICBM 경고

北 “동창리서 중대 시험”… ICBM 경고

박기석 기자
입력 2019-12-08 22:38
수정 2019-12-0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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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ICBM 신형 엔진 시험 진행한 듯

연말 협상 시한 임박 최고 수위로 美 압박
긴박한 靑 안보실… 사전징후 파악 시사
文·트럼프 통화 “비핵화 대화 모멘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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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웃고 있지만…
김정은 웃고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안남도 양덕군에 위치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연말 비핵화 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은 같은 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7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한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을 앞두고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ICBM 발사’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대변인은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며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험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ICBM이나 위성 발사를 위한 우주발사체(SLV)에 필요한 고출력 신형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발사장’이라고 불리는 시설의 영구 폐기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 소집한다고 공지한 뒤 ‘새로운 길’ 선포 준비를 마치고 연말까지 미국이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했던 비핵화 조치를 하나씩 거둬들이겠다는 의도”라며 “북한이 협상 기대는 접은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으니 최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았지만,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대응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는 긴밀한 공조하에 동창리를 비롯한 북한 주요 지역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사전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대 시험’이 이뤄지기 수시간 전 3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달성하려면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후 22번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9-12-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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