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스템 통치 자신감… 스트레스 줄이고 책임 분산 효과도

김정은, 시스템 통치 자신감… 스트레스 줄이고 책임 분산 효과도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0-08-20 22:34
수정 2020-08-2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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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9년차 金, 김여정에 위임통치 왜

분야별로 측근들 내세워 통치 가능 판단
최고 지도자에 책임 집중되는 것도 막아
일각선 “위임통치 아닌 역할 분담에 불과”
국정원 “北 미사일 개발 활동 지속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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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2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내년 1월 8차 당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 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내년 1월 8차 당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 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북한의 ‘위임 통치’는 집권 9년차를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치 안정화에 따라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집권 이후 정상국가화를 추구해 온 김 위원장이 직접 현안을 일일이 챙겨 온 초기와 달리 분야별로 측근인 고위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 시스템 통치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남 정책 전면에 나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 6월 13일 담화에서 “남조선과 결별할 때”라며 “김 위원장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해 다음 단계 행동을 지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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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일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호찌민 묘소 참배를 수행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 연합뉴스
2019년 3월 2일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호찌민 묘소 참배를 수행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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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 위원장은 개별 관료의 현지지도를 허용하지 않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집권 초기부터 관료들에게 현안을 챙기라고 독려해 왔다. 최근에도 코로나19 방역 현장과 수해 현장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나서기도 했다.

동시에 집권 9년차에서 오는 통치 스트레스를 줄이고 최고지도자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경제난과 코로나19, 수해 등 여러 어려움이 겹친 위기 국면에서 고위 인사의 활동량을 늘리고 책임성을 강화시켜 최고지도자에게 묻는 책임을 완충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국정원이 사용한 위임 통치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상 위임 통치는 비상 체제에서 권력을 넘기는 경우를 뜻하나 이번 변화는 역할 분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정원도 정보위 회의에서 중요 업무는 김 위원장이 직접 챙기고 고위 관료들이 중간보고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국정원은 이날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나 장진 미사일 생산 공장 등에서 미사일 개발이나 생산 활동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관찰된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북한의 신형 잠수함과 관련해선 “기존 로미오급을 개조해 건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데 진수는 언제 될 건지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집중호우로 강원, 황해남북도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2016년보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엔 북측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했지만 실제 폭파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국정원은 “(코로나19 관련) 국경 봉쇄 장기화로 외화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주요 건설 대상을 축소하고 당 핵심 기관들이 긴축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다만 국경 통제로 급등했던 생필품 가격은 최근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20-08-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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