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먼저 노크했으나 北 무반응…한미연합훈련 일주일째 간 보기

美 먼저 노크했으나 北 무반응…한미연합훈련 일주일째 간 보기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1-03-14 15:15
업데이트 2021-03-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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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北 접촉했으나 답변 못 받아”

北, 한미연합훈련 일주일째 이례적 ‘무반응’

바이든 출범 인정 않고 경제 문제·中 눈치보기

美 국무·국방장관 방한 메시지 보고 정할듯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달 중순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현재까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당대회를 통해 중단을 요구한 한미연합훈련이 일주일째 진행되는데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패를 먼저 까기 보다 간을 보려는 의도로 읽힌다. 오는 17일 미 국무·국방장관의 방한 일정까지 염두에 두고 대외 메시지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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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 쿼드 정상회의 참여한 바이든
취임 후 처음 쿼드 정상회의 참여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AP=연합뉴스
14일 한미연합훈련이 일주일째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있을 때마다 작게는 비난 성명을, 심하게는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했으며, 코로나19로 상반기 훈련을 연기하고 올해처럼 지휘소 모의훈련만 진행한 지난해에도 신형 방사포를 쏘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연합훈련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대회에서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중단을 요구한 것이어서 북한이 이를 그냥 넘어간다는 것은 김 위원장 권위의 실추로 해석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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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반기 한미연합훈련 시작
올해 전반기 한미연합훈련 시작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8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시행된다. 코로나19으로 훈련 규모는 축소됐고, 야외 기동훈련도 실시하지 않는다. 사진은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2021.3.8 연합뉴스
때문에 북한이 이를 그냥 넘어가기 보다는 적절한 수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도발을 감행하기에는 북한의 경제 문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경제 회복에 전력을 쏟기 위해 대외 이슈는 최대한 뒤로 미루고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냥 있어도 힘든 상황에서 미국을 자극해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북한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담화를 내거나 군사무력시위, 혹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으나 추가 제재나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당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021년 1월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중순 뉴욕(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을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 정부에 접촉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아직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따라 반응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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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한일 순방’ 브리핑하는 존 커비 대변인
‘미 국방장관 한일 순방’ 브리핑하는 존 커비 대변인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한국?일본 순방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재활성화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함께 16~18일에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워싱턴AP=연합뉴스
한편으론 미국의 대중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을 제끼고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 맞는지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 국무·국방장관과의 2+2 회담에서 강력한 대북 유인책을 제시하고 이 결과가 북한에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밤(한국시간) 백악관 국빈 식당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으로 연결해 쿼드 4개국 정상회의를 갖는 것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배석해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밤(한국시간) 백악관 국빈 식당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으로 연결해 쿼드 4개국 정상회의를 갖는 것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배석해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한편 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쿼드 정상회의를 연 뒤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전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성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같은 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가 수주일 내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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