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의식에 앞서 검증 안이해졌던 것 아닌가 우리 스스로도 마음 새롭게 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우리로서는 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2017.6.18.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안 후보자 사퇴를 거론하면서 “지금 법무부·검찰 개혁이 국민적인 요구다. 검사 개개인이 개혁의 대상인 게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그중 일부 정권에 줄서기 했던 극소수의 정치 검사들에게 문제가 있을 뿐이고 대다수 검사는 사회적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검찰이 정치적 줄서기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독립을 확보하는 게 검찰의 당면 과제로,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지 않게 민주적인 통제가 제대로 행해지는 검찰로 거듭나는 게 국민 요구”라며 “법무부도 인권옹호와 행형 등 역할을 검찰이 주도하면서 제 역할을 못 한 면이 있기에 검사 중심에서 벗어나 탈(脫)검찰화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구조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법무부나 검찰에 종사하는 검사들도 더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국민 앞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럴 역할을 하는 법무부 장관을 모신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 일(안 후보자 사퇴)을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런 목표 의식을 너무 앞세우다 보니 검증에 약간 안이해졌던 것 아닌가 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도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적임자를 구하기 대단히 어려울 텐데 법무부와 검찰의 개혁을 놓치지 않도록 좋은 분을 모시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강 장관 임명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이번에 인사 때문에 진통을 겪었는데 저는 대통령과 야당 간의 인사에 관해서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인사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선전포고라든지 강행이라든지 또 협치는 없다든지,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승부,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태도는) 빨리 벗어나는 게 우리가 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뿐만 아니라 국정이 안정된 시기에 하는 인사와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시기에 개혁을 위한 인사는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강 장관의 임명을 ‘협치 파괴’ 시각으로 접근하는 야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날 강 장관 임명과는 무관하게 야당과의 협치 노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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