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제사령탑 홍남기·기재부
힘 내줘서 고맙다 격려 의미”
‘경제성장률 선방’ 성과 洪 글도 홍보
홍남기 “정부 재정, 위기 상황서 버팀목 역할”
민주, 손실보상·이익공유 등 입법화에
기재부 난색 보이자 文 당정 입법 검토 지시
洪 “재정, 화수분 아냐” 우려에 文 수습 일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분석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청와대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인 홍 부총리와 기재부가 힘을 내줘 고맙다는 격려의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최근 최대 100조원 논란 속에 자영업 손실보상제 이슈 등을 거치며 수세에 몰린 홍 부총리를 ‘응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여당의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 등의 입법 추진에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곳간지기’로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가 정세균 국무총리와 여당의 지탄을 받았다.
홍남기, SNS에 “경제성장률 -1%,
선진국보다 역성장 폭 훨씬 작다”홍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의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에 대한 분석을 담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를 기록한 것을 두고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다”면서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간으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은 -3%대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한국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최소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이 직전분기보다 각각 1.1%, -1.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4분기 실물지표로 확인할 수 있었던 수출의 뚜렷한 개선 흐름과 코로나 3차 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이 GDP 통계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면서 59년 만에 1년 네 차례 추경 등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도 재정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그 결과 재정이 지난해 성장에 큰 폭으로 기여하며 역성장을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시 민간이 어려울 때 재정이 제 역할을 수행해 줬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되는 내수 부진과 그에 따른 민생 어려움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면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내수 경제의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낀다”고 밝혔다.
또 “최근 3차 확산세가 완화되는 모습이긴 하지만 철저한 방역을 통해 하루빨리 코로나 확산세를 진정시키고 정상적 경제활동, 일상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靑 “文, 경제 선방 성과 널리
알리고자 홍 부총리 글 공유한 것”홍 부총리의 SNS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설명대로 우리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선방했다”면서 “문 대통령도 이런 성과를 널리 알리고자 홍 부총리의 글을 공유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여권 내에서 기재부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돼 홍 부총리가 고립무원 처지에 몰리자,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제 충격을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의 사기를 진작할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1인당 GDP 기준으로 G7국가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 없이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와 같은 디지털 기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속보치 발표는 세 번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온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 올린 값진 ‘성과’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정부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약속한 대로 올해를 회복과 포용, 도약의 해로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文 “재정이 감당하는 범위에서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 당정 검토하라”전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손실보상’ 법제화를 둘러싼 당정간 혼선을 직접 수습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주재한 방역 관계부처 업무보고에서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하는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방안을 당정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발언은 손실보상 법제화를 둘러싸고 최근 정부와 여당 간 견해차가 불거지며 국정에 부담이 됐다는 판단 때문으로 받아들여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손실보상법을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등과 묶어 ‘상생연대 3법’으로 명명하고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정례브리핑에서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쉽지 않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與 “손실보상·이익공유·연대기금 입법”
기재부 “법제화한 나라 찾기 힘들다”
정총리 “이 나라가 기재부 나라냐” 격노
홍남기 “검토하나 재정은 화수분 아냐”
김 차관의 발언을 보고받은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는 공개적으로 손실보상제 법제화를 지시했다.
그럼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튿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곳간지기’의 책임감을 부각했다.
급기야 손실보상 법제화를 논의하기 위한 휴일 고위 당정청회의에 홍 부총리가 몸살감기를 이유로 불참한 것을 두고 당정 간 갈등설에 무게가 실리자 문 대통령이 스스로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안을 두고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와 기재부가 맞서는 듯한 모양새가 부담스럽다는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SNS 공유는 전날 문 대통령이 사실상 여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홍 부총리가 더욱 외로운 처지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 직후 이뤄진 것이라 ‘달래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과 11월에 각각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주식 양도세 문제를 두고 당정 갈등이 빚어졌을 때 홍 부총리가 사의를 밝히자 ‘경제회복 적임자’라며 이를 반려하며 재신임했었다.
최대 100조원까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가운데 정 총리는 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실제 보상 범위 등은 정부의 재정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힘 내줘서 고맙다 격려 의미”
‘경제성장률 선방’ 성과 洪 글도 홍보
홍남기 “정부 재정, 위기 상황서 버팀목 역할”
민주, 손실보상·이익공유 등 입법화에
기재부 난색 보이자 文 당정 입법 검토 지시
洪 “재정, 화수분 아냐” 우려에 文 수습 일환
문재인 대통령 & 홍남기 경제부총리
서울신문·연합뉴스
국무회의 참석하는 정세균 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6 연합뉴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최근 최대 100조원 논란 속에 자영업 손실보상제 이슈 등을 거치며 수세에 몰린 홍 부총리를 ‘응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여당의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 등의 입법 추진에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곳간지기’로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가 정세균 국무총리와 여당의 지탄을 받았다.
홍남기, SNS에 “경제성장률 -1%,
선진국보다 역성장 폭 훨씬 작다”홍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의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에 대한 분석을 담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를 기록한 것을 두고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다”면서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간으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은 -3%대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한국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최소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이 직전분기보다 각각 1.1%, -1.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4분기 실물지표로 확인할 수 있었던 수출의 뚜렷한 개선 흐름과 코로나 3차 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이 GDP 통계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면서 59년 만에 1년 네 차례 추경 등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도 재정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그 결과 재정이 지난해 성장에 큰 폭으로 기여하며 역성장을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시 민간이 어려울 때 재정이 제 역할을 수행해 줬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되는 내수 부진과 그에 따른 민생 어려움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면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내수 경제의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낀다”고 밝혔다.
또 “최근 3차 확산세가 완화되는 모습이긴 하지만 철저한 방역을 통해 하루빨리 코로나 확산세를 진정시키고 정상적 경제활동, 일상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각에 잠긴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1.1.26 연합뉴스
알리고자 홍 부총리 글 공유한 것”홍 부총리의 SNS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설명대로 우리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선방했다”면서 “문 대통령도 이런 성과를 널리 알리고자 홍 부총리의 글을 공유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여권 내에서 기재부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돼 홍 부총리가 고립무원 처지에 몰리자,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제 충격을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의 사기를 진작할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1인당 GDP 기준으로 G7국가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 없이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와 같은 디지털 기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속보치 발표는 세 번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온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 올린 값진 ‘성과’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정부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약속한 대로 올해를 회복과 포용, 도약의 해로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25 뉴스1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 당정 검토하라”전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손실보상’ 법제화를 둘러싼 당정간 혼선을 직접 수습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주재한 방역 관계부처 업무보고에서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하는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방안을 당정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발언은 손실보상 법제화를 둘러싸고 최근 정부와 여당 간 견해차가 불거지며 국정에 부담이 됐다는 판단 때문으로 받아들여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손실보상법을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등과 묶어 ‘상생연대 3법’으로 명명하고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정례브리핑에서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쉽지 않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국기에 경례하는 정세균 총리와 국무위원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1.1.26 연합뉴스
기재부 “법제화한 나라 찾기 힘들다”
정총리 “이 나라가 기재부 나라냐” 격노
홍남기 “검토하나 재정은 화수분 아냐”
김 차관의 발언을 보고받은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는 공개적으로 손실보상제 법제화를 지시했다.
그럼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튿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곳간지기’의 책임감을 부각했다.
급기야 손실보상 법제화를 논의하기 위한 휴일 고위 당정청회의에 홍 부총리가 몸살감기를 이유로 불참한 것을 두고 당정 간 갈등설에 무게가 실리자 문 대통령이 스스로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안을 두고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와 기재부가 맞서는 듯한 모양새가 부담스럽다는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
국무회의 입장하는 정세균 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가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홍남기 부총리와 입장하고 있다. 2021.1.26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이날 SNS 공유는 전날 문 대통령이 사실상 여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홍 부총리가 더욱 외로운 처지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 직후 이뤄진 것이라 ‘달래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과 11월에 각각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주식 양도세 문제를 두고 당정 갈등이 빚어졌을 때 홍 부총리가 사의를 밝히자 ‘경제회복 적임자’라며 이를 반려하며 재신임했었다.
최대 100조원까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가운데 정 총리는 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실제 보상 범위 등은 정부의 재정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본 회의 참석하는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6 연합뉴스
생각에 잠긴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1.1.26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