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나일본부설 ‘타파’ 한 길…이영식 교수

임나일본부설 ‘타파’ 한 길…이영식 교수

입력 2010-03-23 00:00
수정 2010-03-23 14: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의 허구성을 밝히는데 힘써온 인제대학교 역사고고학과 이영식 교수는 23일 일본이 고대에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이 설을 한-일 양국 학자들이 폐지키로 합의한데 대해 “이미 한일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예고됐던 일로 마음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는 올해 임나일본부설이 폐기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며 여전히 잘못된 역사로 기록되고 있는 교과서를 바로 잡아야 하는 일본 정부의 실천 의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대학원에서 가야사와 고대 한일관계사를 전공했고 ‘고대 한일관계사의 연구-임나일본부와 가야제국’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 1기로 활동했으며 강의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와 ‘가야제국과 임나일본부’,‘살아있는 가야사 이야기’ 등의 저서를 통해 임나일본부설의 허구성을 밝히는데 앞장서왔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임나일본부설 폐지 합의에 대한 소감은.

 ▲솔직히 이제 일본 역사학자들이 이 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혹 일본서 여전히 주장한다면 아마추억이거나 우익,잘못된 교과서 밖에 없다고 오래전부터 줄곧 주장해 왔다.그동안 침튀겨 가면서 열변을 했던 노력이 성과를 본 것 같아 든든하다.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 1기 때 활동했는데 그 결실을 2기 때 본 것 같아 기쁘다.

 -이 합의가 갖는 의미는.

 ▲임나일본부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역사를 정리할 수 있다.가깝게는 우익 쪽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자유사관을 비롯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조선합병때 과거 역사를 회복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등 이 설은 끊임없이 일본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다.이제 올바른 재평가를 통해 이 설이 잘못된 점을 일본 정부 스스로 바로 잡는 노력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져야 할 때다.

 -임나일본부설이 폐지될 수 밖에 없었던 계기는.

 ▲통상 학계의 의견이 모아져 교과서에 반영되는 시점이 10년 정도를 잡는다.개인적으로 1991년 일본에서 귀국한 뒤 이같은 얘기를 줄곧 밝혀 왔다.전문 연구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이미 합의가 오래전부터 이뤄진 것이다.학계에 이어 이제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대중의 인식 전환을 위한 시간이 왔다고 볼 수 있다.

 - 여전히 일본 중학교 교과서 등에 이 설을 서술하고 있는데.

 ▲한일 학자들간에 이 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사실상 없어졌지만 여전히 교과서에는 이 기록이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교과서는 역사가들이 쓰기도 하지만 그 나라의 정책방향이나 정치의 입김이 그대로 녹아 있다.이번 공동선언을 통해 교과서에 남은 것을 정리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몫이다.이 설을 없애거나 고쳐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임나일본부설을 폐지와 동시에 가야사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임나일본부설 대부분은 가야에 대한 기록이다.임나일본부가 암세포라고 하면 그 암세포를 훌륭한 수술방법에 의해 제거를 하면 그 뒤에는 가야사라는 새로운 생살이 보인다.따라서 올바른 수술방법이 매우 중요한데 지금이 올바른 수술을 위해 세련화해 가는 과정이다.당시 왜(倭)왕이 가야에 익숙한 문화와 언어를 가진 이들을 사신으로 보냈는데 이들은 바로 가야계 사람들이었다.그들은 가야에서 장기체류를 하게 됐고 가야왕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했다.거꾸로 보면 이미 가야인들이 일본에 이주해서 정착했고 왜왕의 외교 등 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올바른 한일 역사관계 재정립을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이번 학자들의 합의를 받아들여 어떻게 실천해 옮기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또 강조하지만 그 실천은 결국 교과서 검인증이다.일본인들이 그동안 잘못 배워왔던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렇게 돼야 왜곡된 한일 역사관계도 제대로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한일강제 병합의 불법성과 관련해서는 의견차이가 여전한데.

 ▲개인적으로 근대사 연구자는 아니지만 우리 상식과는 너무 다른 것 같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의 야마토왜(大和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해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하고 특히 가야에는 일본부(日本府)라는 기관을 두고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했다는 설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출산'은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모델 문가비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결혼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산’은 바로 ‘결혼’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공식에 대한 갑론을박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출산’은 곧 ‘결혼’이며 가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출산’이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