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들이 아동지킴이? 그나마 부족

65세 이상 노인들이 아동지킴이? 그나마 부족

입력 2010-06-15 00:00
수정 2010-06-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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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아동지킴이는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증원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전국 16개 시도에서는 통학로나 놀이터,공원 주변 등 안전 취약지역을 순찰하며 어린이를 보호하는 치안활동을 하는 아동지킴이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그 수가 턱없이 부족해 증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각종 대책 마련에도 학교 주변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는 제2,제3의 ‘조두순 사건’이 끊이지를 않고 있기 때문이다.

 ●6∼7개 학교에 아동지킴이 1명꼴

 아동지킴이 제도는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전국적으로 만들어졌으나 부족한 인력 탓에 실효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일례로 충북지역의 경우 초등학교가 260여개에 달하지만 아동지킴이는 42명이 고작이며,그것도 청주와 충주,제천 등 시 지역에 배치돼 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농촌지역의 학교는 아동 성폭력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지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은데,전북은 410여개교에 76명,인천은 220여개교에 84명,울산은 118개교에 42명,강원은 353개교에 63명이 전부이다.

 교육청이 관할하는 배움터 지킴이도 아동지킴이와 마찬가지로 인원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인천에서는 226개교 중 60개교,대구에서는 215개교 중 82개교,울산에서는 118개교 중 9개교가 배움터지킴이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아동지킴이와 배움터지킴이는 위험에 처한 학생을 발견하면 신속히 신고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어린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예산 부족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셈이다.

 ●예산 부족..인원 확충 ‘난망’

 아동지킴이는 학생들이 하교하는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학교 주변과 공원,놀이터 등을 순찰하며 학교폭력 등을 예방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하며 한 달에 30만원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증원할 방침이지만 예산 자체가 부족해 전체 학교를 관할할 수 있는 인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도내 아동지킴이가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76명으로 배 이상 늘었으나 전체 학교를 관할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부족한 예산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도 “아동지킴이를 증원하고 싶어도 인원을 본청에서 지정하는 것은 물론 예산이 경우회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지방청 단위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움터지킴이 역시 보건복지가족부가 지원하는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어 예산 지원이 없으면 증원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동지킴이 선발기준 강화해야

 아동지킴이 제도는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으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도입됐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주장도 있다.

 전직 경찰이나 노인회에서 뽑고 있고 나이도 65세 이상으로 제한된 것은 물론 보수도 월 30만원에 불과한 탓에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아동지킴이 제도가 봉사활동 개념으로 이뤄지다보니 스스로 알아서 순찰과 등하교 지도를 잘해 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연세가 많으셔서 교장 등 학교 직원들이 일일이 부탁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노인들이 2인 1조로 활동하고 있으나 범죄가 발생하면 대처가 힘들고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이라는 일정 시간만 순찰하기 때문에 범죄 예방 효과가 크지 않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아동지킴이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경찰이 봤을 때는 실효성이 적다”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막으려면 학교에 자체 경비를 두는 것도 검토할 만 하다”고 제안했다.

 더욱이 지난 3월 제주의 모 중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62)가 가정문제 등으로 상담을 원하는 이 학교 학생(14)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점은 인원 증원뿐만 아니라 철저한 검증 절차도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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