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 복제성공

제주흑우 복제성공

입력 2010-06-17 00:00
수정 2010-06-1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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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도축 씨수소 냉동 체세포로 복원

씨수소나 종마 등 우수 동물자원이 죽고 없더라도 미리 확보해 둔 체세포를 이용해 언제든지 해당 동물을 복원·복제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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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흑올돌이!  16일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왼쪽) 교수 등 연구진이 체세포 복제기술로 태어난 흑우 ‘흑올돌이’를 공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제주 흑우가 살아 있을 당시 체세포를 보관했다가 도축 2년 만에 흑올돌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제공
반갑다 흑올돌이!
16일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왼쪽) 교수 등 연구진이 체세포 복제기술로 태어난 흑우 ‘흑올돌이’를 공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제주 흑우가 살아 있을 당시 체세포를 보관했다가 도축 2년 만에 흑올돌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제공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최우량 정자를 생산·공급해 온 제주흑우 씨수소가 살아있을 때 미리 체세포를 채취·보관했다가 이 흑우가 도축된지 2년 만에 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제주흑우는 조선시대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궁중에 진상됐으며 외부 반출이 제한되기도 했으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개체가 급감했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와규가 제주흑우의 혈통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복제에 성공한 제주흑우는 교배시 1등급 이상의 송아지가 태어나는 비율이 95%나 되는 최우량 씨수소로, 2년 전 노령으로 도축됐다.

연구팀은 씨수소가 살아있을 때 귀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냉동보관했다. 이어 다른 소의 난소에서 채취한 미성숙난자를 체외배양해 얻은 ‘핵 제거 성숙난자’에 미리 채취해 둔 흑우의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복제수정란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이 수정란을 대리모 역할을 할 소의 자궁에 이식시키는 방식으로 지난해 9월 복제 흑우를 얻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전문 유전자 분석기관에 의뢰해 친자감별을 실시한 결과 씨수소의 체세포와 복제소 귀세포의 유전자가 모두 일치해 완전 복원에 성공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복제 흑우를 ‘흑올돌이’로 명명했다. 연구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농림기술 개발사업계획에 의해 이뤄졌다.

박 교수는 “제주흑우 씨수소 복원에 성공함으로써 1등급 육질이 95% 이상인 우량종 흑우의 정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06-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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