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서 사건은 실적경쟁 조장한 지휘부에도 책임”
경찰조직의 사단장으로 비유되는 일선 경찰서장이 군사령관급인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성과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동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채수창 서울 강북경찰서장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6/28/SSI_2010062815463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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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창 서울 강북경찰서장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6/28/SSI_20100628154639.jpg)
채수창 서울 강북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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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이 조직 내 2인자이자 직속상관인 서울지방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항명 성격의 기자회견을 연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위계질서가 엄격한 경찰 안팎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채 서장은 “양천서 사건은 우선 가혹행위를 한 담당 경찰관의 잘못이 크겠지만 실적 경쟁에 매달리도록 분위기를 조장한 서울청 지휘부의 책임도 크다.이런 조직문화를 만들어낸 데 근원적 책임이 있는 조 청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실적 평가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검거 점수 실적으로 보직인사를 하는 등 오로지 검거에만 치중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 문제”라며 “저도 경찰서장으로서 서울청 지휘부의 검거실적 강요에 휘둘리며 직원에게 무조건 실적을 요구해온 데 책임을 느낀다.오늘 중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법 집행기관이면서 동시에 인권 수호기관인데 현 지휘부가 들어오면서 실적에만 매달리게 됐다”며 “현행 실적평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으면 양천서 사건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성과가 안 나왔다고 여러 차례 질책받았고 서울청 쪽에서 내가 누구와 만나고 누구와 통화하는지 사생활 조사까지 한 것 같다.이런 게 엄청난 심적 부담이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청의 실적주의 완화 노력에는 “땜질 처방으로 오히려 평가 방법만 복잡해졌다”며 “조직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경찰대 1기로 졸업하고서 경위로 임관한 채 서장은 2007년 전북 김제 경찰서장과 2008년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장,경무과 총경을 거쳐 지난해부터 강북경찰서장직을 맡아왔다.
채 서장과 강북서는 최근 4개월간 서울청의 실적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해 서울청의 집중감찰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양천경찰서가 피의자들한테 가혹행위를 한 의혹을 지난 4월부터 내사한 끝에 CCTV 녹화 영상을 확보해 최근 이 경찰서 강력팀장 성모씨 등 4명을 독직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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