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용하 눈물의 장례식…“별이 돼 머물길”

故박용하 눈물의 장례식…“별이 돼 머물길”

입력 2010-07-02 00:00
수정 2010-07-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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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동료.일본팬 수백명 오열 속 영면

생전에도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와 인연이 많았다던 고(故) 박용하.그가 이승에서 발걸음을 떼는 순간도 빗줄기가 배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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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반포동 성모병원에서 고인의 절친한 친구인 배우 소지섭이 서럽게 울며 영정을 옮기자 수많은 한국·일본 팬들이 뒤따르며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반포동 성모병원에서 고인의 절친한 친구인 배우 소지섭이 서럽게 울며 영정을 옮기자 수많은 한국·일본 팬들이 뒤따르며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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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까지 아들이자,동료이자,스타였던 박용하를 한줌 재로 떠나보내야 하는 현실 앞에서 2일 유족과 동료 연예인,팬들은 굵은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용하가 이날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파크에서 영면에 들었다.

 하지만,그가 세상과 작별하는 날은 외롭지 않았다.

 환히 웃는 친구의 영정을 품고 우는 소지섭을 비롯해 고인의 관을 운구한 김원준,박효신,박광현,이루,빈소를 지켜준 배용준,송승헌,최지우,원빈,이병헌,신승훈,김현주,박시연,김민정,SS501 등 연예계의 지인들,‘욘하’를 외치며 장례식장과 화장장,장지까지 함께 한 수백 명의 일본 팬들 덕이다.

 이날 오전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방송사가 있는 목동과 여의도를 거쳐 그가 나고 자란 합정동과 사무실이 있는 청담동,자택이 있는 논현동을 지나 경기도 성남 영생관리사업소에서 참석자들의 통곡 속에 화장됐다.

 화장로에 관이 들어가고 ‘화장중’이라는 전광판 불이 들어오자 ‘용하야 이렇게 가면 안돼’ ‘우리는 어떡하라고’라는 슬픔에 겨운 외침이 습기 찬 공기 중으로 무겁게 퍼져나갔다.

 이어 장지에 도착한 유해는 봉안묘에 안치되는 절차를 밟았다.스님들이 불교식으로 제사를 진행한 뒤 유족과 지인들이 차례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부모는 아들이 한줌 재로 변하는 모습을 차마 보기 어려웠던지 화장장과 장지에는 누나와 매형만이 참석했다.

 박용하의 매니저 이모 씨가 “하늘의 별이 돼 우리들 곁에 머물러 달라”는 내용의 조사를 떨리는 목소리로 읽자 흐느낌은 울음으로 변했다.

 장지에서는 박용하가 지난달 일본에서 발표한 마지막 음반 ‘스타스(STARS)’의 수록곡 ‘스타스’가 흘러나왔다.이 음반에 참여한 작곡가 황세준 씨는 “용하가 생전에 이 음반을 무척 좋아했다”고 전했다.

 유골함을 땅에 묻고 ‘故(고) 박용하’라고 쓰인 대리석 덮개를 덮자 봉안 절차는 마무리 됐다.

 전날 밤 일본 공연을 마친 후 이날 첫 비행기로 장지에 도착한 류시원은 같은 아파트에 살며 절친했던 후배의 죽음을 믿기 힘든 듯 줄곧 굵은 눈물을 흘렸다.

 류시원의 소속사 관계자는 “류시원 씨가 아직도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계속 했다”고 전했다.

 대한해협을 건너온 일본 팬들의 사랑도 감동적이었다.

 장례 기간 빈소를 이미 조문한 일본 팬들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이날 새벽부터 장례식장 주변을 지켰다.중년층이 대부분인 일본 팬들은 영구차가 병원을 빠져나갈 때 눈물을 훔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통곡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전날 일본에서 왔다는 팬 메구미 씨는 “뉴스를 보고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직접 장례식장에 와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장례식장에는 아내가 박용하의 팬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조화뿐 아니라 모닝구 무스메 등 일본 연예기획사에서 보낸 조화도 수십 개가 놓였다.

 1994년 MBC ‘테마게임’으로 데뷔한 박용하는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이후 일본에서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여는 등 주로 가수로 활동하면서 ‘욘하짱’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8년 국내 활동에 복귀해 지난해까지 드라마 ‘온에어’ ‘남자이야기’,영화 ‘작전’에도 출연했다.일본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 중이었고 다음 달 새 드라마 촬영을 앞둔 상태였지만 고인의 프로필은 여기에서 마침표를 찍게 됐다.

 국내 연예계와 일본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는 자신의 데뷔곡 ‘기별(期別)’처럼 영원한 이별을 기약하고 말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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