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5일 밤. 제주시 이도동의 한 종합병원은 각지에서 모여든 취재진들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양모(25)씨가 이 병원에서 검거된 것은 이날 오후 10시15분께.
사건을 수사 중인 동대문경찰서가 제주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지 2시간30분 만이었다.
양씨를 검거한 제주서부경찰서 강력팀장인 송종현 경위는 “병실에 들어갈 당시 양씨는 환자복을 입은 채 힘없이 누워서 수혈하고 있었다”며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로, 몽타주와 머리스타일은 조금 달랐지만 인상착의는 비슷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경찰 신분을 밝히며 양씨의 이름을 확인하자 ‘맞다’고 답했고, 성폭행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안 했습니다’라고 계속 부인하다가 나중엔 아예 입을 다물었다”며 “부모가 병실에 함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도망을 가려고 하거나 반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항 CCTV에 양씨가 왼쪽 손목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를 탄 채 제주공항에 들어오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양씨의 발권 기록상 일행이 있는 점으로 미뤄 병원으로 갈 것을 직감한 경찰은 도내 모든 병원을 뒤져 그를 찾아냈다.
검거 당시 양씨의 어머니는 “내 아들은 절대 범인이 아니다”며 아들의 범행 사실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가 입원한 3층 병실은 한쪽 구석에 있는 1인실로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된 채 간호사들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 병실 안에서는 형사대가 양씨를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사들은 취재진에게 “여기서 뭐 하시는 거냐. 다른 환자들이 자는 시간이 아니냐. 환자들이 불안해서 로비에 나와 있다”며 카메라를 막아섰고, 양씨와 같은 층에 입원한 환자를 6층 1인실로 옮기는 등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입원 환자 한모(52)씨는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형사 5명이 병원 1층 로비에서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며 “이야기 중에는 ‘휠체어’라는 단어도 있었고, 서울 경찰과 제주 경찰이 차 2대로 나눠 이곳까지 왔다는 것도 옆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당직 의사인 박준형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양씨가 서울에서 병원 소견서를 가지고 왔는데, 어떻게 손목을 다치게 된 지는 모르겠다. 힘줄과 신경에 심부 열상이 있지만, 동맥까지 닿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출혈은 상당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급하게 수술해야 할 상황은 아니며, 16일 오후쯤 봉합수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주=연합뉴스
초등생 성폭행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양모(25)씨가 16일 오후 자신이 수술을 받았던 제주시 모 병원에서 휠체어에 실린 채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사건을 수사 중인 동대문경찰서가 제주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지 2시간30분 만이었다.
양씨를 검거한 제주서부경찰서 강력팀장인 송종현 경위는 “병실에 들어갈 당시 양씨는 환자복을 입은 채 힘없이 누워서 수혈하고 있었다”며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로, 몽타주와 머리스타일은 조금 달랐지만 인상착의는 비슷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경찰 신분을 밝히며 양씨의 이름을 확인하자 ‘맞다’고 답했고, 성폭행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안 했습니다’라고 계속 부인하다가 나중엔 아예 입을 다물었다”며 “부모가 병실에 함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도망을 가려고 하거나 반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항 CCTV에 양씨가 왼쪽 손목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를 탄 채 제주공항에 들어오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양씨의 발권 기록상 일행이 있는 점으로 미뤄 병원으로 갈 것을 직감한 경찰은 도내 모든 병원을 뒤져 그를 찾아냈다.
검거 당시 양씨의 어머니는 “내 아들은 절대 범인이 아니다”며 아들의 범행 사실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가 입원한 3층 병실은 한쪽 구석에 있는 1인실로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된 채 간호사들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 병실 안에서는 형사대가 양씨를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사들은 취재진에게 “여기서 뭐 하시는 거냐. 다른 환자들이 자는 시간이 아니냐. 환자들이 불안해서 로비에 나와 있다”며 카메라를 막아섰고, 양씨와 같은 층에 입원한 환자를 6층 1인실로 옮기는 등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입원 환자 한모(52)씨는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형사 5명이 병원 1층 로비에서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며 “이야기 중에는 ‘휠체어’라는 단어도 있었고, 서울 경찰과 제주 경찰이 차 2대로 나눠 이곳까지 왔다는 것도 옆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당직 의사인 박준형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양씨가 서울에서 병원 소견서를 가지고 왔는데, 어떻게 손목을 다치게 된 지는 모르겠다. 힘줄과 신경에 심부 열상이 있지만, 동맥까지 닿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출혈은 상당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급하게 수술해야 할 상황은 아니며, 16일 오후쯤 봉합수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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