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월街보다도 기회 많은 분야, 가난한 예술가들 포기하지 않기를”

“미술은 월街보다도 기회 많은 분야, 가난한 예술가들 포기하지 않기를”

입력 2010-07-21 00:00
수정 2010-07-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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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펴낸 故 백남준 아내 구보타 시게코

“미술은 뉴욕 월가보다 더 기회가 많은 분야입니다.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 책을 읽고 큰 힘과 희망이 되기를, 그래서 절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1932~2006)의 아내이자 역시 비디오 아티스트인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73) 여사가 백남준의 삶과 예술 세계 등을 담은 회고록 ‘나의 사랑, 백남준’(이순 펴냄)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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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타 시게코 연합뉴스
구보타 시게코
연합뉴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계 조지 워싱턴”

미국 뉴욕에서 살다가 책 출간에 맞춰 서울을 찾은 구보타 여사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랑과 예술을 매개로 함께 지냈던 백남준과 자신에 관한 크고 작은 삶의 얘기들을 들려줬다. 이날은 백남준의 78번째 생일이다.

그가 추억하는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계의 조지 워싱턴’이었다.

그는 “내가 백남준을 좋아하게 된 것은 1963년 도쿄에서 열린 공연에서 처음 접한 그의 탁월한 재능 때문이었다.”면서 “그는 비디오 아티스트로서 고급과 저급을 모두 망라할 수 있는 폭넓은 사람이었다.”고 술회했다.

처음 보자마자 결혼을 결심한 그와 달리 10여년 동안 연인으로 지내면서도 결혼 만은 완강히 거부하던 백남준의 애정 줄다리기는 유명하다. 그러던 그가 돌연 청혼했던 이야기며, ‘TV 부처’ ‘야곱의 사다리’ 등 백남준을 현대미술의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들의 탄생 비화, 1998년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악수하기 위해 휠체어에서 일어섰을 때 백남준의 바지가 흘러내렸던 일 등 일화도 소개했다.

●10년 줄다리기 끝 결혼 등 일화 소개

그는 “백남준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완전히 빈털터리의 가난한 예술가였다.”면서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면 백남준처럼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구보타 여사가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백남준이 미국은 물론 독일과 일본에서 더욱 이름이 알려져 있어 책은 외국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7-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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