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여중생 2년간 성폭행 父子 등 9명 구속
한 마을 주민들이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여중생을 2년 동안 번갈아가며 성폭행하다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멀지 않은 곳에 파출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를 예방하지 못했다.공주경찰서는 22일 이모(76·농업)씨 등 9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 등은 2008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같은 마을에 사는 정신지체 장애자 A(14·중 2년)양에게 “휴대전화를 사주겠다.”는 등 꼬드기는 말로 자신의 집이나 승용차 안 등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결과 이씨의 아들(31·무직)도 A양을 성폭행, 부자가 구속됐다. 이씨는 10년 전 이 마을에 이사를 와 농사를 지으며 혼자 살았고, 아들은 면소재지에 거주하고 있다.
A양은 정신지체 3급으로 부모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오빠, 중 1년생 남자 동생을 두고 있다.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이고, 어머니도 정신지체 3급으로 식당일을 나가 자주 집을 비웠다. 이씨 등은 이 틈을 노려 A양의 집으로 침입, A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마을은 26가구 5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1983년 이후 6차례나 ‘범죄없는 마을’에 선정됐다. 경찰 파출소가 마을에서 2㎞쯤 떨어진 면소재지에 있지만 2년간에 걸친 성폭행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씨 등의 범행은 A양이 어렵게 사는 데도 갑자기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담임교사가 상담을 통해 성폭행 사실을 알아내고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들통이 났다. A양은 현재 청주의 모 보호시설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양의 성폭행 가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0-07-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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