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백남봉씨 29일 오전 별세

코미디언 백남봉씨 29일 오전 별세

입력 2010-07-29 00:00
수정 2010-07-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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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이 29일 오전 8시40분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2008년 늑막염 수술 중 암세포가 발견돼 폐암진단을 받은 백남봉은 경기도 한 재활원에서 요양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해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 측은 “고인의 상태가 28일 저녁부터 급격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고인은 30여 년간 하루에 담배 네 갑을 피워 각종 호흡기질환에 시달리다가 1988년 담배를 끊은 후 건강을 되찾은 듯했다. 2004년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홍보대사로 위촉돼 금연 홍보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한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2-3시간씩 자전거 타기를 즐기며 연예계에 ‘자전거 전도사’로 불렸고, 주말에는 조기 축구에 참가해 공격수로 뛸 만큼 건강미를 자랑했다. 이에 2007년 국민생활체육협희회 생활체육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후배 코미디언들은 “담배를 끊은 후 운동에 열중하셨고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지향하셨는데 이렇게 돌아가셔서 허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1939년생인 고인은 1967년 서울 물랭루즈 무대에서 희극 인생을 시작했으며 1969년 TBC 라디오 ‘장기자랑’을 통해 방송에 데뷔했다.

구수한 입담과 취객 연기, ‘전매특허’인 성대모사 등을 개인기로 내세운 고인은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리며 1970-1980년대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여러 명의 코미디언이 함께 연기를 펼치는 콩트가 대세였던 당시 그는 시대를 앞서는 개인기로 ‘개그맨’적인 기질을 발휘했다.

후배 개그맨 이봉원은 “선배님은 코미디언이라기보다 개그맨에 가까웠다. 30년 전 혼자서 스탠딩 코미디를 하셨던 분이다. 20-30분을 개인기만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지금 후배들도 따라가기 힘든 대단한 능력”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성대모사는 사물에서 인물에까지 광범위했으며, 특히 팔도사투리를 고루 활용한 개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2000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그는 병세가 악화하기 전까지 SBS ‘출발 모닝와이드’, ‘전국일주’ 등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2005년에는 앨범 ‘청학동 훈장나리’를 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순옥씨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리포터로 활약하는 딸 박윤희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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