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나무·전신주·가로등·간판 뒤엉켜 아수라장
제7호 태풍 곤파스가 훑고 지나간 충남 서산시는 시내 곳곳에 쓰러진 나무가 방치되고 교통신호등 마저 꺼지면서 하루만에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었다.태풍이 물러가고 해가 난 2일 오전 시내 일대를 돌아본 결과 상가 점포의 간판들이 강풍에 떨어져 나가는가 하면 지붕이 날아가 폐허를 연상케하는 주택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외곽도로변의 산에는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가 너무 많아 평소 녹음이 우거지며 푸른 빛을 띠었던 산의 모습이 아예 달라져 보였고,시 외곽의 조립식 공장 건물들은 상당수가 지붕이 날아가거나 간판이 떨어지고 벽면이 무너져내려 있었다.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 단전돼 헬스클럽 등의 영업이 중단된 가운데 도로에는 쓰러진 전신주와 가로수,가로등이 널브러져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줬다.
국도 29호선 갈산-해미 도로 확.포장공사 현장에 세워진 방음벽이 모두 쓰러져 교통흐름에 장애가 됐다.
시내 동문동 중앙고 앞에서는 대형 상수도관이 터져 물기둥이 솟아 오르고 있었고,인근 한라비발디 아파트에서는 단지내의 분수대가 넘어지면서 주차된 자동차 3대를 덮쳤다.
동문동 현대아파트에서는 전체 가구의 30% 가량이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고,갈산동의 한 야산에는 소나무 수백여그루가 쓰러진 채 방치돼 있었다.
시설채소단지인 해미면 전천리와 억대리 일대의 비닐하우스는 거의 모두가 주저 앉아 성한 것이 없을 정도였다.
강풍에 담이 무너지고 지붕이 날아간 팔봉면의 한 주택에서 만난 주민 안모(53)씨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시름어린 표정을 지었다.
내주중 지역 최대축제인 ‘서산 해미읍성 축제’를 열기 위해 막바지 준비작업이 진행되던 해미면 해미읍성에도 성내에 임시로 설치한 천막 등이 무너지고 지붕의 일부 기왓장이 바람에 날아가는 등 피해를 입었고,서산시는 축제의 취소를 검토중이다.
시 관계자는 “조립식건물과 간판,건물 지붕 및 유리창,자동차의 파손은 너무 많아서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확을 앞둔 과수농가의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산시는 이날 오전 6시 전직원을 비상소집해 복구현장에 투입하고 각 읍.면.동 직원들도 최소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피해상황 파악과 복구지원 활동에 나섰다.
서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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