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K21 장갑차 결함 알고 있었다

軍, K21 장갑차 결함 알고 있었다

입력 2010-09-04 00:00
수정 2010-09-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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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최신예 K21 장갑차의 설계 결함을 군이 올해 초 이미 알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결함이 있는 사실을 알고도 쉬쉬하던 중 사고가 발생해 조종 부사관 1명이 사망함에 따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군 소속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올해 1월19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K계열 장갑차에 대한 군수감사를 비밀리에 진행했다.

군수감사팀은 감사과정에서 장갑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문제점과 조치를 담은 감사결과를 보고했다. 군 관계자는 “이 보고서에는 장갑차의 변속기, 궤도, 엔진 등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설계 및 제작상 문제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면서 “제3기관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제3기관을 언급하면서 한국기계연구원 등의 정밀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3기관에 의한 정밀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유는 무기체계가 군사보안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설계를 담당한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도 일단 전력화한 뒤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던 것으로 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게다가 지난해 남한강 도하훈련 중 K21장갑차 엔진룸에 물이 샌 후 감사원 감사에서도 결함이 있다는 점이 확인돼 후속조치 권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은 7월29일 발생한 장갑차 침수 사망사건 이후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이미 설계 결함이란 점이 확인됐지만 이를 검증할 능력이 없는 데다 확인할 경우 K계열 장갑차 사업 전체에 치명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군수감사팀은 올해 1월에 K계열 장갑차에 대한 군수감사를 시행한 바 없으며, 이를 장관에게 보고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0-09-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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