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등정 부인 세르파 진술 ‘의문 투성이’

오은선 등정 부인 세르파 진술 ‘의문 투성이’

입력 2010-09-06 00:00
수정 2010-09-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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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부 “150m 아래서 하산 시작”…오씨 5시간 숨어있다가 등장?

오은선(44) 씨의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정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세르파 누르부의 진술에 의문점이 발견되고 있다.

 히말라야 등정 기록을 수집해 관리하는 엘리자베스 홀리가 6일 연합뉴스에 보낸 누르부 인터뷰에 따르면 누르부는 오 씨의 원정대가 칸첸중가 정상으로부터 해발고도 150m 아래에서 하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칸첸중가 정상은 해발 8천586m이기 때문에 누르부의 주장에 따르면 원정대는 8천436m에서 등정을 포기하고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베이스캠프까지 동행한 방송 카메라에서 오 씨 원정대가 마지막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촬영된 곳은 해발고도가 대략 8천450m로 확인된 ‘손톱바위’ 부근이다.

 오 씨는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나서 3시간 40분 뒤에 정상에 올랐다고 무전을 보내왔다.

 누르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오 씨 원정대는 하산하는 데 걸린 시간까지 고려해 5시간 넘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점 부근에서 숨어 있다가 나왔다는 결론이 나온다.

 홀리는 지난 5월 26일 누르부와 인터뷰했다.연합뉴스는 네팔 현지에 있는 산악 관계자를 통해 누르부에게 인터뷰를 계속 요청했으나 그는 응하지 않고 있다.

 누르부는 홀리와 인터뷰에서 “강한 바람과 눈이 약간 날리는 날씨 속에 이뤄진 등반에서 내가 해발고도 10m를 앞장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은선과 다와 옹추,페마 치링은 정상에서 150m 아래 지점에서 멈췄다”며 “다른 사람들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라고 해서 명령에 따라 내려와 모두 함께 하산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칸첸중가를 올랐던 누르부와 달리 앞서 3차례 등정 경험이 있던 세르파 다와 옹추는 인터뷰에서 다른 얘기를 했다.

 옹추는 “모두가 정상에 올랐다”며 “한 줄로 늘어서서 등반했는데 내가 제일 앞에 섰고 그다음이 오은선,페마였고 누르부는 제일 끝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누르부는 오은선이 탈진했기 때문에 정상에서부터 해발고도 8천300m 부근까지 오은선이 하산하는 걸 도왔다”고 덧붙였다.

 히말라얀 데이터베이스는 “누르부의 말에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사진 촬영에 대한 누르부의 말바꾸기도 지적했다.

 홀리 측은 “누르부는 홀리와 인터뷰에서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나중에는 오 씨가 등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누르부는 아직도 아무 사진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누르부가 증거로 확보한 사진을 공개한다면 오 씨의 칸첸중가 등정을 둘러싼 의혹이 단칼에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 씨는 작년 5월 6일 칸첸중가를 등반했으며 다와 옹추,페마 치링,누르부 세르파가 동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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