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경로 질문에 “잘 모르겠다”만 되풀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사는 노모(33.여)씨는 지난 4일 집 근처 백화점에서 산 임산부용 속옷을 꺼냈다가 깜짝 놀랐다.출산 후 배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 외국 유명 상표의 임산부용 거들을 18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살구색 속옷 곳곳에 얼룩덜룩한 자국이 남아 있는 ‘중고 속옷’이었다.
노씨가 백화점에 같이 갔던 남편에게도 속옷을 보여주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 속옷 업계의 선두 상표가 설마 이런 식으로 판매될 리가 없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백화점 창고에서 가져왔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쇼핑백에 담아온 제품을 자세히 보니 하자투성이었다.
누군가 입어본 듯 늘어나거나 접힌 부분이 있었고 얼룩덜룩한 자국은 마치 혈흔이 묻은 걸 세탁한 흔적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급기야 노씨 부부는 물건을 들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설명해 달라며 백화점을 찾았고,업체와 백화점 측에서 ’입었던 제품이 맞다‘는 시인을 받아냈다.
백화점측은 “교환·환불 때 (얼룩을) 보지 못한 것 같다.임부용 속옷은 고객이 입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물질이 묻었을 수 있고,그런 이물질은 하루 이틀 지나야지 육안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고 속옷이 반품되면 폐기하는 게 원칙인데도 어떻게 매장에서 버젓이 팔렸는지는 해당 속옷 업체와 백화점은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다.
“해당 속옷이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속옷 업체 본사 영업팀 직원은 “그 제품은 일반 거들이 아니라 임산부용 거들이어서 출산 전 샀다가 출산 후 입어보고 몸매가 달라져 교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품 교환 도중에 신제품에 잘못 섞여들어 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임산부 제품을 교환해 줬으면 대부분 폐기하는데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모르겠다.판매할 때 제품을 개봉하지 않고 고객한테 건네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노씨는 14일 “상식적으로 유명 백화점의 유명 상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왜 이런 일이 생겼고 어떻게 바로잡을 건지 책임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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