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Rh-’ 공급시스템

터무니없는 ‘Rh-’ 공급시스템

입력 2010-10-06 00:00
수정 2010-10-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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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본인 알아서 해결” 일본 “7만명 DB구축”

우리나라의 Rh-형 혈액 공급 시스템은 한마디로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7만명이 넘는 기증자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혈액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나 적십자 차원에서 혈액 기증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5일 대한적십자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Rh-형 혈액 헌혈 횟수는 2007년 8150건, 2008년 8807건, 지난해 9320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많아 보이지만 이 정도는 Rh-형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혈액의 절대량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현재 우리나라 Rh-형 혈액형 보유자는 전체 인구의 0.3%인 1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Rh-형 혈액은 평소 재고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긴급하게 수혈할 상황이 발생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긴급한 혈액 수요가 발생했을 때 본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같은 혈액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Rh-봉사회’에 연락하는 일뿐이다. 수술 등으로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할 때는 당사자가 알아서 헌혈자를 찾아야 한다. 평소 혈액 기증자 신청을 받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의 업무는 아예 하지도 않는다. 더욱이 Rh-봉사회 회원도 지난해 1700명에 그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긴급 헌혈에 동참한 사람은 148명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처럼 Rh-형 혈액이 희귀한 일본이지만 Rh-형 혈액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Rh-형 혈액 기증자 7만여명을 따로 모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해 놓고 있어서다. 적정 재고량도 항상 유지·관리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0-10-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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