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간통 의심女에 37회 경고 메시지 ‘무죄’

남편과 간통 의심女에 37회 경고 메시지 ‘무죄’

입력 2011-01-04 00:00
수정 2011-01-0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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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재영 부장판사)는 남편과 바람을 피운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에게 반복적으로 불안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배모 씨(여)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일련의 불안감 조성행위가 처벌대상이 되려면 각각의 행위 간에 일시ㆍ장소의 근접성,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성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하며 전체적으로 하나로 이어지는 반복적 행위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회적이거나 연속적이지 않는 단발성 행위가 반복된 것이라면 협박죄나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만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文言)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는 1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배씨는 2008년 9월 초 남편이 A(여)씨와 간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남편 자백도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약 7월간 37차례에 걸쳐 이메일과 문자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그는 벌금 50만원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며 1심은 ‘A씨가 배씨를 자극하지 않았으면 반복적인 메시지 교환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고 그 내용도 상대를 비아냥거리거나 자신의 대응 방식을 알리는 수준일 뿐 욕설이나 위협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씨의 남편과 A씨는 3차례 혼외정사를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중간에 배씨가 고소를 취소하면서 실제 간통이 있었는지 규명 없이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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