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폭설 640가구 ‘고립’ …제설 ‘안간힘’

동해안 폭설 640가구 ‘고립’ …제설 ‘안간힘’

입력 2011-02-13 00:00
수정 2011-02-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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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폭설로 강원 동해안 지역의 도시 기능이 한때 마비된 가운데 13일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한 제설.복구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1m가 넘는 폭설로 도내에서는 640여가구 1천280여명이 고립됐고, 농업시설물과 주택지붕 붕괴 등 폭설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폭설로 통행이 전면통제되면서 차량들이 장장 34시간 동안 도로 위에 고립됐던 삼척 원덕읍 임원~호산 구간은 이날 오전 부분적으로 통행이 재개됐으나 정상화까지는 2~3일가량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동해안 지역에 오는 14일까지 10~20㎝, 많은 곳은 3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 640가구 ‘고립’..폭설피해 ‘눈덩이’ = 13일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폭설로 인해 강릉과 동해, 삼척 등 18개 마을 640여가구 1천280여명의 주민이 고립됐다.

또 비닐하우스 66동, 축산시설 7동, 창고와 유리온실 각 1동 등 모두 75곳의 시설물이 무너졌고 어선 24척 등이 파손돼 45억7천3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강릉지역은 파프리카 재배시설이 폭설에 직격탄을 맞는 등 농업시설 피해도 막대했다.

현재까지 옥계면과 구정면, 사천면 연곡면, 송정동 등에서만 비닐하우스 230동 8만㎡이 무너져 13억7천만원의 피해가 났다.

그러나 시.군별로 피해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현재 폭설로 강릉, 삼척, 태백 등 7개 시.군 125개 노선의 시내.농어촌버스는 이틀째 결행되거나 단축 운행되고 있다.

일부 구간은 이날 오후 제설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1m가 넘는 눈이 내린 탓에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날 폭설로 결행됐던 부산, 대구, 울진 시외버스 3개 노선은 밤샘 제설 끝에 이날 오전부터 겨우 운행은 재개됐으나 여전히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지.정체되고 있다.

◇ “고립지역을 뚫어라”..제설작업 ‘박차’ = 폭설로 고립된 마을길 확보와 도로기능 회복을 위한 제설작업도 본격화화고 있다.

도와 도로관리 당국은 주요 도로와 농어촌도로, 이면도로 등에 1천600여대의 장비와 9천2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고립마을 진입로 확보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2018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평창 현지실사(14~20일)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IOC 실사단이 방문할 영동고속도로 횡계IC~강릉IC, 국도 59호선 진부~중봉, 지방도 2개 구간 등에 100여대의 장비와 6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중점 제설에 나섰다.

또 공무원과 군장병 등 2천여명은 도심 이면도로와 마을 진입로 등지에서 제설작업을 벌이는 등 고립마을 구조에 나섰다.

8군단은 고립지역을 뚫고자 병력을 대거 투입해 제설작전을 펼치는 한편 고립마을 파악을 위해 헬기 4대를 투입, 항공 정찰을 벌이는 등 하늘과 땅에서 입체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다.

강원경찰도 타시도 상설부대 10개 중대와 도내 전.의경 등 2천여명을 폭설 지역에 투입해 교통 관리와 제설 작업을 벌였다.

일부 고립 마을에서는 트랙터 등 농가에서 보유 중인 농기계를 이용해 마을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폭설과 한바탕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김형태(76) 할아버지는 “집에서 도로까지 10여m 눈을 치우는데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라며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이밖에 이날 충북지역 4개 시군은 2004년 폭설 피해 때 강원도의 복구지원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제설장비 15대를 지원하는 등 도움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강창구 도 방재정책관은 “고립 마을의 진.출입로 확보를 위한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워낙 눈이 무겁고 많이 내린 탓에 쌓인 눈을 밀어내는 장비보다는 눈을 떠내는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계속 타시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7번 국도 통행 ‘재개’..내일까지 최고 30㎝ 더 내릴 듯 = 제설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전면 통제됐던 7번 국도와 주요 고속도로 등은 점차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으나 내일까지 동해안 지방에 최고 30㎝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경찰과 도로당국은 지난 11일 오후 10시께 폭설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면서 100여대 300여명이 고립됐던 국도7호선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호산리 구간 10여㎞에 대한 막바지 제설작업을 벌여 34시간 만인 이날 오전 5시께 양방향 각 1개 차선의 통행을 재개했다.

차안에서 추위.배고픔과 사투를 벌였던 운전자들은 지난 12일 오후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해 통행이 재개되기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현재는 1개 차선만 겨우 열어놓은 상태로 월동장구를 장착해야 통행이 가능하다.

도 관계자는 “국도 7호선의 양방향 통행은 오는 15일 오후께나 가능할 것”이라며 “고립마을 주요 진입로와 IOC 실사단 방문 구간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폭설로 지연되거나 운행이 중단됐던 영동선.태백선 무궁화 열차와 강릉~삼척간 ‘바다열차’ 등은 선로에 대한 제설작업이 마무리돼 이날은 정상운행됐다.

이밖에 폭설로 설악산과 오대산 국립공원의 저지대 탐방로를 제외한 고지대 등산로는 이틀째 통제되고 있다.

기상청은 “영동지방은 오늘 밤부터 내일(14일)까지 10~20㎝, 많은 곳은 30㎝ 이상의 눈이 오겠다”며 “눈이 오는 동안 기온도 크게 낮아져 대부분 쌓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닐하우스와 건물 지붕 붕괴 등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영서지방에도 내일 오후에 일부 지역에서 1~5㎝의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내일 오전을 기해 동해안 대부분 지역에 대설예비 특보를 발령했다.



강릉.삼척.양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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