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파견 구조견 2마리만 간 사연

日파견 구조견 2마리만 간 사연

입력 2011-03-16 00:00
수정 2011-03-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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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시도에 15마리 검진·예방접종 안돼

엄청난 재앙을 겪고 있는 일본을 돕기 위해 파견한 한국 구조대 규모, 특히 인명 구조견 숫자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2개팀 144명과 구조견 12마리, 독일이 43명과 구조견 3마리, 멕시코가 12명과 구조견 6마리, 프랑스가 100명을 보내는데 한국이 107명과 2마리를 파견한 것은 너무 적지 않으냐는 얘기다.

하지만 중앙119구조대가 보유하고 있는 구조견이 두 마리뿐이어서 더 보내려야 보낼 수가 없다.

오승훈 중앙119구조대 첨단팀장은 “9개 시·도가 따로 보유한 구조견은 15마리이지만 이들은 건강검진, 예방접종 등 사전 준비가 돼 있지 않아 해외에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 관리, 운용해온 구조견은 36마리인데 19마리는 나이가 들거나 다쳐 퇴역했다. 모두 삼성생명 구조견센터(현재는 삼성 에버랜드로 이관)로부터 기증받았다. 보통 3~4년의 양성 훈련을 거친 공인견을 기증받아 훈련사(핸들러)와 1년 동안 1대1 매칭 훈련을 거쳐 10마리 중 2~3마리만 구조견 지위를 얻는다. 구조견 한 마리가 재해 현장에서 수색대원 2만명 역할을 한다는 얘기는 이런 엄격한 선발 과정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훈련된 구조견을 내놓는 데 4년 이상, 마리당 1억 5000만~2억원이 든다.

그런데 경찰견, 마약탐지견, 폭발물탐지견 등이 경찰, 관세청, 군 전담센터 등을 통해 길러지는 것과 달리 소중한 인명을 구하는 구조견 양성은 민간기업에만 손을 벌려 왔다.

그나마 지난해 10월부터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 인도견 양성에만 전념하겠다며 무상 기증을 중단함에 따라 중앙119구조대는 훈련 시설과 견사 등을 구축해야 했지만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에야 훈련사 4명을 채용하고 에버랜드로부터 기증을 약속받은 11마리를 뒤늦게 넘겨받아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 팀장은 “올해는 우선 가장 자질이 뛰어난 4마리를 집중 훈련시키고 순차적으로 구조견 투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11-03-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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