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십자가 시신’ 실행계획서엔 무엇이···메모 3장 발견

문경 ‘십자가 시신’ 실행계획서엔 무엇이···메모 3장 발견

입력 2011-05-08 00:00
업데이트 2011-05-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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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경북 문경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 사건과 관련해 사망 경위에 여러 추측이 나오면서 김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실행계획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문경시 농암면의 한 폐채석장에서는 십자가에 매달린 김씨 시신과 함께 10여m 떨어진 텐트 안에서 김씨 필체로 추정되는 메모 3장이 발견됐다.

 십자가 제작도 2장을 제외한 나머지 1장은 실행계획서로 모자동차회사 마크가 찍혀 있다.

 김씨의 딸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 필체가 맞다”고 진술했고,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자세한 필적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이 계획서는 맞춤법이 틀린 곳도 있지만 개략적으로 김씨가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순서가 기록돼 있다.

 계획서는 ‘①발→무릅(무릎의 오기) 묶고’,‘②○○(성기) *채찍으로 39번’,‘③허리 묶고,가슴 묶고’,‘④떨기’,‘⑤손 구멍 팔굽(팔꿈치의 오기) 걸고 손 박고’ 등 행동 순서가 기술돼 있다.

 그는 또 계획서에 실행 시각을 적어놓았고 거울과 검,송곳,기둥 끈,손걸이,왕 팻말 등을 미리 준비한다는 내용도 써 놓았다.

 계획서대로 실행했다면 김씨는 오전 4시50분에 텐트에 불을 켜고 오전 5시부터 20분간 십자가 기둥을 세웠으며 10분간 끈을 달거나 거울을 다는 등의 준비를 했다.

 이어서 그는 발에 못을 박고서 무릎에 끈을 묶은 뒤 성기를 채찍으로 39회 쳤다.

 또 허리와 가슴에 끈을 묶고서 손에 구멍을 뚫고,다시 미리 박아 놓은 십자가 못에 손을 걸었다.

 실행계획서에 내용이 직접 기술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준비물에 검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마지막에 자신을 찌르고 목을 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행계획서 가운데 자신의 성기를 채찍으로 39번 때린다는 내용과 관련해 기독교나 유대교 전문가는 유대인 사이에 회개의 표시로 자발적으로 39회 채찍으로 치는 관습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행계획서가 김씨의 것이 아닐 수도 있고,김씨의 것이라 하더라도 조력자의 존재와 직접 연관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김씨 시신을 처음 발견한 전직 목사 주모(53)씨는 7일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와 십자가 도면 사진을 올리고서 그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추측해 써놓았다.

 주씨는 “교인들은 음욕을 품을 간음이란 죄의식에서 해방될 수 없으며 죄의식의 고뇌를 가져본 자는 성기를 채찍으로 때리며 죽어가야 하는 이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른아홉 번은 예수가 사십에서 하나를 감한 채찍을 군병에게 맞았을 때를 따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씨는 “큰 충격과 의문 속에서 현장을 지켜볼 때 무엇하나 놓치려 했겠는가”라며 “그때 느꼈던 것을 그대로 기록했으니 나머지 의혹은 여러분 스스로 해결해야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변사자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지만 변사자 외에 다른 사람의 관련성이 정황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며 “실행계획서는 필적 감정 분석이 나와봐야 김씨가 쓴 것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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