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브로커 ‘尹의 입’ 정·관계 로비 ‘살생부’ 되나

부산저축銀 브로커 ‘尹의 입’ 정·관계 로비 ‘살생부’ 되나

입력 2011-05-20 00:00
업데이트 2011-05-2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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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 성패는 체포된 윤여성씨의 ‘입’에 달렸다. 윤씨는 이 그룹의 실질적 최대 경영자인 김양(58·구속)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정·관계 로비의 ‘키’를 쥔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때문에 윤씨의 진술이 살생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윤씨의 존재를 파악하게 된 것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의 납골당 수사를 통해서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 윤씨의 존재는 그룹 내에서도 일부 핵심들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윤씨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인허가 과정 및 대외 로비 창구로서 윤씨의 활동 반경을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일단 적용한 혐의는 배임수재.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사업 진행 과정에서 상대로부터 돈을 받고 그룹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윤씨가 SPC의 사업에서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는 등 정·관계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부실한 곳이 태반이었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SPC 120곳 중 11곳은 인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고, 시공까지 들어간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은 또 윤씨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시기를 늦추거나 무마하는 등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이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하자 윤씨가 나서서 회사를 되살리려고 로비를 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로 피해를 입은 한 예금주는 “지난달 말 ‘그룹 실세’라는 사람이 접촉해 ‘내 돈 2억원을 들여 구속된 임원들을 변호할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다. 믿고 기다리면 회사를 되살릴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이미 박연호(61) 회장과 김양 부회장, 김민영(65) 부산·부산2저축은행장 등 그룹 주요 인물들이 모두 구속된 상태여서, 윤씨가 피해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의 ‘특혜 인출’ 의혹과 관련,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이 영업정지 3일 전 본인과 가족 명의로 분산 예치했던 정기예금 중 만기전인 1억 3000여 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초 “차명계좌를 포함해 5000만원 이상을 ‘비정상적’으로 빼낸 사람에 대해 인출 경위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상도·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5-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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