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여성 장출형성대장균(O104:H4) 감염, 치료 후 완치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 확산되고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EHEC 0104:H4) 환자가 2004년 한국에서도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화순전남대병원 배우균 교수와 전남대병원 장희창 교수에 따르면 2004년 8월 심한 복통과 설사, 혈변 증세를 보인 29세 여성이 병원에 후송돼 왔다.
당시 이 환자는 급성 신부전 증세와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을 보여 치명적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았으며, 대변에서 O104:H4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 환자는 혈장교환과 혈액투석 치료 등을 받고 4주 후 완치했다.
배 교수는 이 환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O104:H4 관련 논문을 썼고, 이 논문은 2006년 ‘연세 메디컬 저널’에 게재됐다.
배 교수는 “당시 환자는 햄버거를 먹고 복통과 설사가 심해 치료를 받다가 설사까지 심해지고 소변도 나오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기존에 알려진 대장균 감염 증상보다 심각했었다”고 말했다.
이 사례가 O104:H4 발병으로는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계 등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장 교수는 “대장균은 여러가지인데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이 0157이 아닌 0104도 일으킬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논문으로 보고한 사례”라며 “이후 이 대장균에 대한 특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 유럽에서의 발병 이전에는 보고된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희귀변종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전 대장균 발병 사례 등과 유럽에서의 환자들과도 비교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O104:H4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항생제 내성을 지니고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럽에 확산되고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O104:H4)은 독성이 매우 강한 시가(shiga) 독소에다 장(腸)의 벽에 달라붙을 수 있는 특이한 아교질(glue)을 지니고 있는 희귀변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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