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충돌’ 중수부 “끝까지 해보자”

‘정치권과 충돌’ 중수부 “끝까지 해보자”

입력 2011-06-05 00:00
수정 2011-06-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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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부장 “입맛 돌아오니 쌀 떨어진다”

정치권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직접 수사기능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지 이틀이 지났지만,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중수부 수사팀의 격앙된 분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수부는 일단 수사가 외부의 영향을 받는 듯한 오해를 사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적인 의사 표현을 자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저축은행 비리수사가 한창인데, 국회에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중수부 폐지를 재론하고 나선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사 방해’라는 게 일선 수사팀의 공통된 반응이다.

중수부 관계자는 5일 “중수부를 폐지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러면 피조사자들이 부른다고 순순히 제 발로 걸어 나오겠느냐”며 “다들 (중수부가 폐지될 때까지) 두 달만 버티면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수사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중수부가 기소한 국회의원만 93명”이라며 “이번 수사도 정치인 이름이 거론되니까 공공연하게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수사팀을 지휘하는 김홍일 중수부장(검사장)도 “입맛 돌아오니 쌀 떨어진다”는 말로 검찰소위의 중수부 폐지 합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중수부가 3개월째 강행군을 해온 저축은행 수사를 잠시 멈추고 5일 하루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을 놓고 국회의 중수부 폐지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수부 내에서는 오히려 국회가 수사를 방해해도 “결코 물러설 수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는 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된다.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부정한 돈을 받았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저축은행 수사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중수부가 공식 휴무 결정을 내린 이날도 수사팀 검사 중 상당수가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로 출근해 수사 자료를 검토하는 등 업무를 계속했으며, 일부 수사검사는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효성도시개발㈜ 사장 장동인씨 등을 불러 조사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찬식 대검 대변인은 “중수부의 저축은행 수사는 중단된 적이 없고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국회의 움직임에 반발해 중수부가 수사를 중단했다는 일부 보도는 와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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