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년제 대학 가운데 재학생 정원을 80%도 못 채우는 대학이 3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수년 전부터 지방 소규모 대학을 중심으로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를 빚은데 이어, 대입 재수와 편입을 선택해 중간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까지 급증하면서 대규모 엑소더스 위기를 겪고 있다.
16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 202곳 가운데 재학생 충원율 80%를 넘기지 못한 학교가 전체의 17.3%(35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해 신입생 충원율 80% 미만을 기록한 대학이 13곳인데 비해 수치상으로 3배 가까이 높다.
특히 신입생 미달 학교 대부분이 정원 100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이거나 종교 계열인 것과 달리, 재학생 충원율이 낮은 학교에는 지방의 중규모 사립대학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다. 국내 대학들이 학교 운영경비의 대부분을 등록금에서 충당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재학생 감소 현상은 지방대 전체 몰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지방을 떠난 학생들이 수도권의 몇몇 학교로 몰리면서, 소위 상위권 주요 대학은 재학생 충원율이 정원의 30%를 초과하는 등 과밀현상까지 빚어 교육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실제 성균관대(충원율 136.6%)와 연세대(132.9%) 등 재학생 수가 정원의 120%를 초과한 학교만 28곳에 이른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6-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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