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감독도, 골키퍼도 없네’

상주 ‘감독도, 골키퍼도 없네’

입력 2011-07-09 00:00
업데이트 2011-07-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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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상주 상무가 9일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 감독, 골키퍼 없이 나서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상주는 이날 경기에 이미 알려진 대로 경기에 나설 골키퍼가 없어 필드 플레이어에게 골문을 맡겨야 했다.

승부조작 혐의로 골키퍼들이 검찰에 소환되는 바람에 경기에 나설 선수가 권순태 한 명뿐이었으나 권순태마저 2일 대구FC와의 경기 도중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이날 출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임시방편으로 상주는 수비수 이윤의(24)에게 골키퍼 유니폼을 입히고 골키퍼 장갑을 끼게 한 뒤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경기에 앞서 만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아무래도 위치 선정이나 판단력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래도 초반에 몇 차례 선방하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고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로 선발 출전한 것은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후보 골키퍼로 등록한 김범준(23)도 원래 포지션은 미드필더인 선수다.

이윤의는 1-0으로 앞선 후반 9분 서울 고명진의 패스를 이어받은 데얀이 페널티지역 대각선 방향에서 단독 드리블을 해오자 전진하며 각도를 좁히려 애썼지만 결국 동점 골을 내줬다.

또 후반 20분에는 데얀의 땅볼 슛에 몸을 날렸지만 한 박자 늦었다.

2-2로 맞선 후반 48분에는 현영민의 코너킥이 방승환의 머리에 맞고 들어오는 슛을 쳐내지 못해 끝내 고개를 숙였다.

이윤의는 “이때 데얀이 내 앞에 넘어져 있었기 때문에 심판에게 얘기했는데 경기가 그대로 진행돼 왜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주는 이수철 감독도 이날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상주 관계자는 “부대장님과 함께 부대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어 이날 경기에 오지 못했다.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된 선수들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로 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장에는 이 감독이 승부조작과 관련한 군 검찰 조사를 받느라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는 말들이 나돌았다.

경기 전 이 감독을 찾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관계자는 “급한 일이 생겨 오지 못했다”고 답하는가 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몸이 좋지 않다”고 설명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감독대행을 맡은 김태완 코치는 공식 인터뷰에서 “감독님 개인 신상 문제로 나오지 못했다”며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제가 답변하기 어렵다. 거기까지만 답하겠다”고 말을 끊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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