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집이 흙에 쓸려 떠내려가고 있어요

산사태로 집이 흙에 쓸려 떠내려가고 있어요

입력 2011-07-27 00:00
수정 2011-07-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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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산사태 사고순간..”’살려달라’ 비명, 흙 뒤집어쓴 학생들 뛰쳐나와”

“정말 순식간에 참혹하게 변해버렸습니다”

27일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양강댐 인근 야산의 산사태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순간 찰나의 간격으로 목숨을 건진 김모(57)씨는 사고 순간이 너무 참혹했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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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시30분께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인근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돼 119구조대원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1시30분께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인근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돼 119구조대원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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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인근 식당에서 일행과 식사 후 펜션 테라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지인인 주민으로부터 “인근에서 산사태가 났다는데 잘 들어갔느냐”는 전화를 받고 주변을 살펴보니 펜션 옆 가옥 벽 등에 밀려온 흙더미가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흙더미를 보고 돌아설 때 ‘우르릉’ 소리가 나 방안에서 잠을 자거나 쉬고 있던 일행과 펜션 테라스에 있던 몇 명의 사람들을 불러 도로 쪽으로 달려가는 순간 흙더미가 펜션을 덮쳤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김씨는 “일행 중 한 명이 집 밖으로 나왔다가 미처 챙기지 못한 신발을 찾으려고 돌아서는 순간 흙더미에 휩쓸려 중상을 입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며 “흙더미와 건물 잔해물 등을 피해 도로 쪽에 피신한 사이 대학생들의 ‘살려달라’는 비명이 이어지고 흙을 뒤집어쓴 학생들이 뛰쳐나오는 등 아수라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김모(21)씨는 “대부분 학생이 잠을 자고 일부는 깨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잠을 자던 중 ‘쿵’ 소리에 놀라 일어나니 방안으로 흙과 나무뿌리 등이 밀려 들어와 놀라서 밖으로 뛰쳐 나갔다”고 말했다.

또 이모(27)씨는 “낮에 봉사활동을 마친 뒤 펜션 2층에서 잠을 자던 중 굉음에 놀라 일어나 보니 산사태로 계단이 모두 흙에 잠기고 무너져 구조 때까지 공포에 떨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고 전했다.

산사태 신고자 최모(33.춘천.회사원)씨는 “퇴근길 차량 운행 중 집 한 채가 산사태로 흙에 쓸려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신고했다.

이날 사고의 조짐은 26일 오후 11시께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비로 배수로가 넘치면서 일부 펜션과 주택 등이 침수됐다.

이어 27일 0시께 1차 산사태가 발생, 사고 펜션 인근 주택에 흙더미가 밀려들었으며 곧이어 10여분 후 2차 산사태가 나면서 순식간에 펜션 4채를 덮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고가 난 펜션에는 40여명이 투숙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사고로 현재 8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으나 건물 잔해 등이 100여m 아래 의암호로 떠내려가 정확한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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