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닷속에 비가 내린다

다시 바닷속에 비가 내린다

입력 2011-10-08 00:00
수정 2011-10-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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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위기 몰렸던 ‘살롱 바다비’ 137개 인디음악팀 힘모아 살려

“성금을 얼마나 많이 모았는지 보다 우리 스스로 이 작은 공간을 지켜냈다는 것, 앞으로 음악을 시작할 독립음악인 100만팀을 살렸다는 생각에 정말 가슴 뿌듯해요.”(모던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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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청년·독립문화의 상징적인 공간인 서울 홍익대 앞에서 작지만 소중한 기적이 일어났다. 극심한 경영난과 운영자의 건강악화로 폐업 위기에 몰렸던 라이브 클럽 ‘살롱 바다비’(바다 속에 내리는 비)가 되살아났다. 이곳 바다비를 통해 성장했던 137개 인디 음악팀이 힘을 모아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11일간 ‘바다비 네버다이’라는 이름의 모금 공연을 펼친 결과다.

이들은 7일 바다비 홈페이지(www.badabie.com)를 통해 내역을 공개했다. 공연티켓 판매와 거리 공연, 바자회, 후원 등으로 총 4848만원을 모았다. 이 돈은 대부분 바다비의 운영자이자 시인인 ‘우중독보행’(필명)의 치료비와 집세 지불, 시설 보수 등에 쓰였다. 특히 이번에 건물주와 2년 계약을 새로 맺어 안정적으로 인디 음악의 산파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8월 말 뇌수막종 수술을 받은 우중독보행은 홈페이지에 “홍대 앞 자생적 청년문화의 힘이 긍정적으로 잘 이뤄졌다.”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예술공간, 작업실, 독립 창작자들이 있는데 지속적인 관심과 깊은 애정을 홍대 앞 여러 독립문화에 쏟아 달라.”고 말했다. 우중독보행은 내년 봄까지 요양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동안 바다비 운영은 지인들이 맡게 된다.

모금 공연을 주도한 포크 뮤지션 ‘하이미스터메모리’(예명)는 “명동과 신촌에도 좋은 문화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고 홍대에도 대규모 자본이 밀려들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바다비의 사례가 독립문화 공간을 지켜내기 위한 여러 노력들에 용기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장고봉PD goboy@seoul.co.kr

2011-10-0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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