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달마도’ 수십억 사기 김용대 화백 등 검거

‘순금 달마도’ 수십억 사기 김용대 화백 등 검거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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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도로 유명한 청광 김용대 화백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짜 순금 그림 사기사건 범행에 그림을 직접 공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금은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그림을 ‘순금 달마도’ 등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사기)로 총판매책 황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 화백(72)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9년 4월부터 2년여에 걸쳐 김 화백의 가짜 순금·순은 그림을 위조된 진품보증서와 함께 150∼300만원씩 받고 팔아 50∼70대 여성 764명에게서 약 30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998년 김 화백이 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유명해지자 가짜 금·은 달마도가 각각 ‘양(陽)과 음(陰)’을 나타낸다며 1점에 150만원씩 1세트당 300만원, 가짜 독수리 그림은 1세트에 6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망 구축을 맡은 황씨는 김 화백의 그림을 판매하는 홍보관을 전국 29곳에 세운 뒤 김 화백이 생활하는 경남 고성의 ‘달마선원’을 무료로 관광시켜주겠다며 버스까지 대절해 피해자들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달마선원에 전시된 그림에서 “기가 나온다”며 수맥감지기 시연을 했으며 며칠 뒤 홍보관을 다시 찾아온 피해자들에게 “자식이 없는 사람은 애를 낳을 수 있다. 장가도 갈 수 있다”고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김 화백이 인공 진주가루(일명 ‘펄’)로 그려 공급한 그림에는 금·은 성분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판매원 윤모(40) 실장은 명상 전문가로 행세하며 관상을 봐주는 척 하면서 그림구매를 충동질하는 등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김 화백 측은 “화백께서 그림을 그린 것은 맞지만 보증서 만드는 데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10만원 정도 받고 판 그림을 판매상 측에서 과대광고를 통해 값을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노인층 여성만 골라 가짜 상품을 팔아치우는 유사 범죄가 아직 만연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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