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인하 등 8대 요구사항 발표
“대학을 관둔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불안하죠. 하지만 대학을 다녀도 불안함이 4년간 유예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잖아요.”1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학벌 문제를 지적하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회원들이 대학입시 거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수능을 불과 9일 앞두고 열린 이날의 대학 거부선언에는 30명이 참여했다. 이미 대학을 자퇴했거나 대학 진학을 포기한 16명과 자퇴를 결심한 14명이 그들. 이날 선언에는 지난달 서울대에 대자보를 붙이고 자퇴한 유윤종(24)씨도 참석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우리는 낙오자가 아닌 거부자”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지금의 입시 교육이 청소년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으며, 대학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에 자퇴를 결심했다는 강현(20)씨는 “자퇴를 결심한 것은 대학이 취업학원화한 상황에서 배울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였고, 대학 거부선언에 참여한 이유는 청소년들에게 고통만 주는 교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학교육 대신 ‘자신들의 공부’를 선택한 것일 뿐 교육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참가자 대부분이 아르바이트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명가방끈’은 이날 무한경쟁과 주입식 교육 반대, 대학등록금 인하를 위한 교육예산 확보 등 ‘대학거부 8대 요구사항’도 함께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10일까지 매일 한 시간씩 청계광장에서 ‘대학입시 거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또 수능일인 10일에는 고교 3학년생들의 ‘대학입시 거부선언’도 할 예정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11-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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