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기관장 “배의 쪼개진 구멍으로 탈출”

구조 기관장 “배의 쪼개진 구멍으로 탈출”

입력 2011-11-12 00:00
수정 2011-11-1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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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물 차올라 정신 없어...선원들 챙기지 못해 안타깝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유일하게 구조된 기룡호 기관장 유재식(57)씨는 “쾅 소리가 났는데 바닷물이 한꺼번에 차올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사고 직후 구조돼 전북대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유씨는 “그때 (어선이) 갈라졌는지는 몰랐는데 (기관실 밖으로) 나가려고 구멍을 찾다 보니까 환하게 불빛이 보였다”면서 “구멍을 통해서 빠져 나왔는데 그 것이 기관실의 쪼개진 구멍이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당시 커다란 굉음이 울린 뒤 갑자기 배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사력을 다해 배에서 탈출했다”고 사고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다른 선원들은 워낙 순식간에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빠져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선원들을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울먹였다.

기룡호 선주는 “멸치잡이 어선은 새벽 1시까지 하역작업을 하고 출항을 하는데 어선이 나간 지 불과 50분에서 한 시간 사이에 사고가 났다”면서 “실종자들이 살아올거란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침통해 했다.

군산시는 사고 직후 대책 상황실을 마련하고 구조작업을 지켜보며 실종된 선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다.

69t급 어선 102기룡호는 이날 오전 2시15분께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북서쪽 4.8마일 해상에서 2천116t급 화물선 한진3001호와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기룡호에 타고 있던 선장 김모(62)씨 등 선원 8명이 바다에 빠져 실종됐으며 기관장 유씨는 인근에서 조업중이던 다른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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