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코앞…소금값 뛰니 ‘포대갈이’ 활개

김장철 코앞…소금값 뛰니 ‘포대갈이’ 활개

입력 2011-11-14 00:00
수정 2011-11-14 11: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5천원짜리 중국산 3만원짜리 국산 둔갑..전국 곳곳서 적발

국내산 소금 가격이 폭등한 상태에서 김장철이 다가오자 중국산 소금을 포대만 바꿔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속칭 ‘포대갈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4일 값싼 중국산 소금 150t을 ‘신안 갯벌 천일염’이라고 인쇄된 30㎏짜리 포대 5천장에 바꿔 담아 출하하려 한 혐의로 노모(37)씨와 박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와 해양경찰청도 지난 1일 중국산 소금 300t을 구매해 ‘해남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1억8천여만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소금판매상과 유통업자 2명을 붙잡았다.

이에 앞서 창원세관은 중국산 소금 30t의 포대를 바꿔치기해 국내산으로 속여 판 이모(70)씨를 적발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도 베트남산 소금 2만포대(30kg들이)를 수입한 뒤 그 가운데 2천700여 포대를 국내산으로 포대갈이해 전국에 판매한 김모(57)씨를 구속했다.

이처럼 소금 포대갈이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국산소금 가격의 급등해 중국ㆍ베트남산과의 가격차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에서 소금은 지난해 10월보다 55.8% 나 뛰어 1980년 11월(59.7%)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국내산 소금 가격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영향으로 사재기가 시작되면서 급등한 뒤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국내산 소금이 방사능 오염 예방에 효과적이다”란 소문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어 원전사고 뒤 전남 신안 등 국내 주요 소금산지에서는 도매업자들이 염전 앞에 차를 대고 물도 제대로 빠지지 않은 소금을 앞다퉈 사갔다.

이 여파가 김장철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대한염업조합은 설명했다.

염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산 소금의 산지가격은 30㎏에 1만원꼴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늘어난 30만t이나 되는데도 이상수요 때문에 가격은 10월말 기준으로 1만7천원까지 폭등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가격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

최근 경찰이나 세관 등에 적발된 유통업자들은 포대갈이로 원산지를 속인 소금을 택배 등을 통해 30㎏ 포대당 2만5천원에서 3만3천원까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베트남산과 중국산은 30㎏에 4천원과 7천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통업자들은 포대갈이만 해도 서너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천경주 대한염업조합 업무지원팀장은 “국내산 소금 생산이 수요를 따라 가지 못해 폭등했다”며 “소금 최대 성수기인 김장철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가격폭등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