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고소장… 경찰, 압수수색·관계자 잇단 소환
애플코리아가 모토로라의 영업 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애플코리아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사건 관계자를 소환조사했다. 전자·정보기술(IT) 업계는 이번 사안이 기업의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로 삼성전자-애플-모토로라 간에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특허 소송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16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최근 타이완 HTC와 애플코리아 등이 모토로라의 영업 비밀을 빼돌렸다며 모토로라코리아 측이 수사의뢰를 해 대대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애플코리아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사건 관계자들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업 비밀은 기술상의 비밀이 있고 영업과 관련된 경영상의 정보도 있다.”며 “모토로라코리아에서 근무하던 과장급 직원이 영업비밀을 빼낸 뒤 HTC로 옮겼고, 추후 다시 애플코리아로 옮겼다. 애플코리아 직원이 개인 차원에서 모토로라의 마케팅(영업) 전략을 빼돌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빼낸 영업 비밀이 HTC에 이어 애플코리아까지 전달됐는지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 당국 내에서는 수사 내용과 관련해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수사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압수수색 이후 사건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조사한 것만 봐도 수사 내용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며 “개인 비리에 국한된 수사가 아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모토로라에서 애플코리아로 이직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모토로라의 영업 비밀을 빼돌릴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소송이나 수사 내용과 관련해서는 알고 있더라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답변을 꺼렸다.
김승훈·백민경기자 hunnam@seoul.co.kr
2011-1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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