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장 시위대 진입경로 놓고도 논란

종로서장 시위대 진입경로 놓고도 논란

입력 2011-11-29 00:00
수정 2011-11-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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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에서 폭행당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당시 시위대 속으로 진입한 경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에는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은 왜 이 길을 택했나’라는 제목으로 당시 시위 현장 사진에 박 서장의 경로를 그린 게시물이 돌고 있다.

이 게시물은 세종로사거리 주변 건물에서 광장을 찍은 부감 사진에 당시 박 서장의 이동 경로를 표시하고, 광장 경계석 밖 좌우를 ‘우회 가능 경로’로 제시해 박 서장이 밀집한 시위대를 피해 갈 수도 있었던 경로로 설명하고 있다.

이어 “박 서장이 무대차에 오른 사람들의 연설을 앉아서 듣고 있는 시민 사이를 가로질렀다”면서 “박 서장은 왜 이 길을 택했나”라는 물음을 남겼다.

일부 누리꾼은 ‘종로경찰서판 모세의 기적’으로 비유하고도 했다.

종로서 측 답변은 “이른바 ‘모세의 기적’은 없었다”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이 게시물에 인용된 사진이 찍힌 시점은 집회 초반이었다. 이 사진에서는 시위대가 광장 동쪽 차로를 메우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 ‘박 서장 이동경로’라고 표시된 부분도 바로 이 차로다. 게시물의 사진과 설명대로라면 박 서장이 시위대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 서장이 무대로 향할 당시에는 집회가 상당 시간 진행된 후여서 실제로는 광장 동쪽 차로에 사람이 듬성듬성 퍼져 있었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당시 박 서장과 동행한 종로서의 한 간부는 “우리가 이동할 당시에는 경계석 안쪽에만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차로에는 사람들이 흩어져 걸어다녔다”며 “‘정면 돌파’니 ‘모세의 기적’이니 하는 말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자연스럽게 접근하던 중 갑자기 ‘매국노 조현오’라는 고성과 함께 물병이 날아들면서 주의가 쏠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며 “그때부터 상황이 격해지고 인파에 떼밀려 무대 뒤쪽까지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광장 주변 상황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센터 폐쇄회로(CC)TV에 모두 기록됐을 것이므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개로 박 서장의 당시 행동이 적절했느냐를 놓고도 여전히 엇갈린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전ㆍ현직 경찰관 모임인 무궁화 클럽의 인터넷 카페에는 전직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글을 올려 “박 서장은 지휘 역량과 판단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성난 군중 속에서는 종로서장도 맞고, 경찰청장도 맞고, 그보다 높은 사람도 폭행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서장을 지지하는 이들은 “관할 서장으로서 불법시위에 적절히 대응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전날 오후에는 ‘서장님의 희생으로 서울을 지켜주셔서 감사의 위로를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난(蘭)이 종로서에 배달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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