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직적 개입 정황 포착 이상득 의원 소환방안 검토
이국철(49·구속 기소) SLS그룹 회장 폭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보좌관 박배수(46·구속)씨가 이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7억 5000만원이 의원실 직원 4명의 계좌를 통해 세탁 과정을 거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검찰은 의원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밝혀내면서 이 의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박씨는 이 회장에게서 렌터카 업체 대영로직스 대표 문환철(42·구속기소)씨를 통해 SLS그룹 구명 청탁과 함께 현금 5억원과 9만 달러를 합해 총 6억원을, 유동천(71·구속 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영업정지를 막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 50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받은 돈 중 일부가 의원실 직원 2명의 계좌를 거쳐간 사실을 확인하고 최근 이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서 또 다른 비서진 2명의 계좌를 통해 박씨가 받은 돈이 세탁된 정황을 포착, 조만간 이들을 불러 자금이 계좌를 거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이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려고 500만~1000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돈을 쪼개 송금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받은 돈 일부를 개인적으로 쓴 점은 시인하면서도 이 의원과의 관련 의혹은 전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박씨가 혼자 돈을 쓰려고 했다면 굳이 의원실 직원들을 동원해 돈세탁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돈의 일부가 이 의원을 비롯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거나 의원실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좌 추적과 함께 관련자를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12-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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