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중학 후배들 금품갈취 19명 검거

제주서 중학 후배들 금품갈취 19명 검거

입력 2012-01-19 00:00
수정 2012-01-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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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식’ 최장 2년간 3천만원 빼앗아

제주 농촌지역에서 중학생들을 상대로 3천만원대의 금품을 상습적으로 갈취해온 일당 1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중·고교생 후배들을 때리고 위협해 길게는 2년간 금품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공갈)로 강모(20)씨 등 7명을 입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또 강씨 등의 지시를 받고 후배들에게 금품을 갈취토록 해 상납받은 고교생 A군 및 중퇴생 등 7명과, A군 등에게 돈을 상납하기 위해 중학교 2학년 후배 C군 등으로부터 금품을 뜯은 중학교 3학년 일진 B군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강씨 등은 동네와 학교 후배인 A군 등에게 금품을 상납하도록 요구했고 A군 등은 다시 B군 등 5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등 상납액을 정해주고 가져오도록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은 B군 등이 말을 듣지 않으면 학교 주변이나 해안도로 등 외진 곳으로 데리고 가 수십 차례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납액을 채우지 못하면 살아 있지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B군 등은 갈취한 돈이 모자라면 자신의 돈을 더해 A군 등에게 상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방학이 되면 무통장 입금으로 한 번에 수금액 100만원씩을 입금하기도 했다.

이 학교의 중2 남학생 43명은 입학한 2010년부터 등교 때마다 1천∼3천원씩 돈을 뜯겨 피해액이 2천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특히 반별로 ‘수금책’이 있어 수금을 맡은 학생이 돈을 걷어 중3 선배에게 돈을 전달했다.

돈을 상납받은 중3 학생들은 2년간 3천여만원을 고교생 등에게 상납했고, 이 돈의 일부인 1천300만원 가량이 강씨 등 20대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강씨 등은 상납한 돈을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등의 자금으로 썼고, 고교생 등은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입건한 20대 가운데 4명이 입대한 것을 확인, 군 헌병대에 넘기는 한편 상납받은 금액이 많거나 폭행 정도가 심한 3∼4명을 가려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피해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동부경찰서 양수진 형사과장은 “지역과 학교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다수 피해자가 장기간에 걸쳐 정신적, 경제적인 피해를 본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중3 학생들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들이지만 부모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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