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조폭 무더기 자수, 알고보니 의리가 아니라…

부산 조폭 무더기 자수, 알고보니 의리가 아니라…

입력 2012-06-22 00:00
수정 201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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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신20세기파 두목, 부하들에 자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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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검찰에 검거된 부산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자수한 이유는 의리 때문이 아니라 감옥에 있는 두목의 명령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수 당시 “형님(두목 홍씨)이 감옥에서 고생하는데 밖에서 호강하며 있을 수 없었다.”,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해 자수를 결정하게 됐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부산지검은 21일 조직의 두목 홍모(39)씨가 면회 온 조직원에게 “모두 자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씨는 검찰에 자신과 부하들의 감형을 조건으로 자수 권유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의 명령에 따라 최모(29) 씨를 비롯, 전모(29) 씨 등 20대 조직원 5명이 스스로 검찰청을 찾아와 구속되기를 자처했다. 검찰 관계자는 “나머지 조직원 3명도 검찰청까지 왔지만 미적미적하다 아직 자수를 하지 않았는데 두목이 벼르고 있어 조만간 자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무서운 명령 체계의 위력이 대단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홍씨는 검거되기 전 동일한 휴대전화 기지국 내의 여러 곳에 은신처를 두고 4대의 대포폰을 번갈아 사용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왔고, 다른 조직원들도 온갖 위장술에 따른 철저한 도피로 검거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신20세기파 조직원 7명은 지난 2011년 10월5일 새벽 경북 경주 지역 사찰인 H사의 승려들 내부 분쟁에 개입해 청부 폭력 의뢰를 받아 야구방망이를 소지하고 사찰을 습격했다. 당시 “다리뼈를 부러뜨려 버리라.”는 두목의 간단한 명령에 조직원들은 내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반대파 승려 3명을 다리만 수십 차례 난타, 무릎뼈를 분쇄·골절시켜 거의 불구 상태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신20세기파는 3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온 범죄단체로 조직원이 120명에 이른다.

1993년 칠성파와의 세력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된 폭력조직으로 영화배우 장동건이 행동대장급 조직원 ‘동수’역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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