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독재했다고 해도 좋다” 발언 실제 했다

현병철 “독재했다고 해도 좋다” 발언 실제 했다

입력 2012-07-19 00:00
수정 2012-07-19 16: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녹취파일서 확인돼…인사청문회선 간접 부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2009년말 용산참사 문제를 다루는 회의에서 “독재했다고 해도 좋습니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2009년 12월28일 인권위 전원위원회 녹취파일에 따르면 현 위원장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담당 재판부에 인권위 의견을 제출하는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당시 위원회 과반인 위원 6명이 안건을 찬성해 가결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던 상황이었다.

현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독재 발언이 사실이냐’는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회의록에는 없다”라며 간접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현 위원장은 회의 진행 도중 갑자기 빠른 목소리로 “대체로 논의들 하고 얘기들 다 하셨는데 이상 논의를 마치겠습니다. 2009년 12월28일 제24차 전원위원회를 폐회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의사봉을 3번 두드렸다.

위원들은 “아니, 아니, 위원장님, 위원장님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러면 안되지요”라고 반발했고 이에 현 위원장은 “얘기들 다 했어요. 그리고 처음에 뭐라고 했습니까. 다들 두번, 세번, 2~3주 (논의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어요”라고 응수했다.

이에 문경란 당시 상임위원은 “아니 의사진행발언을 하는데 왜…”라고 했고, 현 위원장은 “더 논의를 해봐야 끝이 없어”라고 말을 끊었다.

정재근 위원이 “그럼 의견을 더 들으시고 그러셔야죠”라고 요구하자 현 위원장은 “아니 충분히 했죠. 아니, 얘기들 다 끝났잖아, 더 해봐야 같은 얘기 반복이고”라고 말했다.

정 위원이 이어 “같은 얘기 반복이란 게 말이 됩니까. 인권위 역사상 이렇게 해본 적이 없어요. 왜 옛날, 마음대로 독재…… 독단을 하려 그러세요”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현 위원장은 “독재했다고 해도 좋습니다”라고 말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현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아들 병역 특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져 도덕성과 자질 시비에 휘말렸다.

한편 청와대는 현 위원장에 대한 연임 철회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