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애니감독, 체포 뒤 석방…제3자 컴퓨터 원격조종 가능성
지난 7월에도 오사카에서 ‘살인예고’ 글이 떠올랐다. 오사카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오사카 오타로드에서 대량 살인을 벌이겠다.”는 글이 올라오자 오사카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자택 PC를 이용해 글을 올린 혐의로 애니메이션 감독 기타무라 마사키(42)를 체포해 지난 달 14일 업무방해죄로 기소했다.
하지만 기타무라는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살인예고 글을 올린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결국 지난달 21일 기타무라를 석방했다. 기타무라가 아닌 ‘제3자’가 기타무라의 컴퓨터를 원격조종해 글을 올렸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기타무라의 PC에 제3자가 원격조종을 통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미 프로그램 복원 및 해석을 마친 상태이며, 실제로 원격조종을 통한 범행이 가능한지 재현을 통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혼슈 미에현 경찰도 인터넷게시판에 이세신궁을 파괴하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로 지난달 체포된 남성(28·무직)에 대한 조사에서 원격조종이 가능한 특정 프로그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타무라의 PC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프로그램인 것으로 판명됐다. 수사를 통해 제3자가 타인의 컴퓨터를 원격조종해 살인예고 글을 올린 사실이 밝혀진다면 사회를 공포에 빠뜨리는 ‘살인예고’ 글이 언제든 범람할 수 있다는 얘기여서 일본인들은 이번 사건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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