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억’ 공무원 횡령, “해도 너무해”

’억…억’ 공무원 횡령, “해도 너무해”

입력 2012-10-14 00:00
수정 2012-10-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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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을 다루는 회계·경리 담당 공무원들의 횡령실태가 도를 넘어섰다.

수법이 대담할 뿐 아니라 액수도 커서 “횡령한 돈의 단위가 달라졌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14일 전남 완도군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완도군 공무원 A(37·여)씨는 최근 2년여간 공금 5억여원을 빼돌린 의혹을 사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 세입·세출 외 현금을 관리하면서 전산자료를 조작해 각종 사업 계약 보증금, 직원 소득세 등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여수시 공무원 B(47)씨도 직원들의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분을 자신이 관리하는 세입·세출 외 현금계좌에 보관하면서 일부를 가로채 감사원 감사는 물론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횡령액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B씨는 아내의 사업자금 등으로 돈을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감사를 앞두고 아내와 함께 자살을 기도했다가 발견돼 치료를 받고 곧바로 체포됐다.

그러나 ‘생선 가게 고양이’를 키운 셈인 각 기관은 예방은 고사하고 감시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들의 횡령 모두 자체 감사가 아닌 감사원과 경찰청에 적발됐다.

완도군의 한 관계자는 “관련 업무가 계, 과의 소관이기는 하지만 담당자의 전결이 가능하다 보니 내부적으로는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계약·기능직 공무원이 순환 근무하지 않고 같은 업무를 오래 하다가 비리의 유혹에 노출되기도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의정감시연대 이상석 사무처장은 “한 사람이 붙박이로 있으면서 후임자가 오기 전까지 업무처리를 하다가 비리가 생기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형식적인 감사에 있는 만큼 외부에 감사기능을 넘기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참여자치 21 오미덕 사무처장은 “공무원의 도덕성이 떨어지면서 비리 액수는 정치권의 뇌물액처럼 커지는 것 같다”며 “수년간 이처럼 많은 돈이 새나갔다면 상급자 등이 이 사실을 알았더라도, 몰랐더라도 문제이니 내부 공모가 있었는지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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