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도 힘든데…시각장애 1급 학생이 전교 1등

비장애인도 힘든데…시각장애 1급 학생이 전교 1등

입력 2012-10-15 00:00
수정 2012-10-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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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고 2학년 노용후 군 ‘대힌민국 인재상’ 수상자 선정

1급 시각장애인이 맹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니며 전교 1등이라는 뛰어난 학업 성적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마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노용후(17) 군.

노 군은 장애를 딛고 학업 성취를 이뤄낸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2012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태어날 때부터 저시력증을 가지고 있는 노 군은 원래 왼쪽 눈으로는 거의 앞을 보지 못했지만 오른쪽 눈은 그나마 0.2 정도의 시력을 유지하는 편이었다.

시력이 나빴지만 평소 책 읽기를 즐기는 등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 노 군은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곤 했다.

그런데 4년 전 어느 날 줄넘기 연습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눈을 다친 뒤 노 군은 ‘망막박리증’으로 오른쪽 눈 마저 시력을 잃게 됐다.

시각장애 1급 진단을 받은 노 군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학업 성적도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학업을 이어가기란 힘든 일이었지만 ‘공부를 못해도 좋으니 다른 애들처럼 교복만 입고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은 노 군은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노 군은 “어차피 사회생활을 할 때는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도 함께 어울려야 하니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며 맹학교가 아닌 일반고 진학을 선택했다.

노 군은 현재 문과에서 전교 1등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후감 쓰기 대회와 영어경시대회 등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학교 쉬는 시간에도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는 등 꾸준히 노력한 덕분이다. 시험 기간이면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는 일도 잦다.

노 군은 “독서 확대기로 책을 읽고, 필기한 내용을 컴퓨터로 타이핑한 뒤 점자로 변환해 학습을 반복하고 있다”며 “꾸준한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다”고 밝혔다.

시각 장애를 딛고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백악관 차관보 직위에 오른 고 강영우 박사를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노 군은 “영어 교사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되서 시각장애인도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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