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헌 코레일 유통본부장 선발에 靑 외압 의혹

이우헌 코레일 유통본부장 선발에 靑 외압 의혹

입력 2012-10-24 00:00
수정 2012-10-2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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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서에 “구룡포 출신” 명시, 유통사업·논문 등 경력 全無

지난해 8월 이영호(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지시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무마용으로 2000만원을 전달한 이우헌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이 청와대의 인사 외압으로 선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간인 불법사찰’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우헌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이 지난해 7월 본부장으로 임용될 때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임용 당시 제출한 이력서상의 각종 지원 요건을 공란으로 처리했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실 제공
‘민간인 불법사찰’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우헌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이 지난해 7월 본부장으로 임용될 때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임용 당시 제출한 이력서상의 각종 지원 요건을 공란으로 처리했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실 제공
2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전달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29일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에 선발됐다. 하지만 돈을 전달한 시점과 선발된 시점이 맞물리는 데다 자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도 석연찮은 부분이 적잖게 발견된다.

이 전 비서관과 경북 포항 구룡포중학교 동기인 이 본부장은 코레일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서부터 “포항시 구룡포에서 태어났다.”며 구룡포 출신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청와대 실세인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 출신)과의 연관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또 코레일 측이 밝힌 유통사업본부장 선발 기준은 유통사업 경영전문가, 경영혁신 능력자, 관련 분야 전문가, 경영성과 기대자 등이다. 하지만 이 본부장이 제출한 자필 이력서에는 어학능력 점수는 아예 없으며 연구 및 과제수행 주요 업적, 관련 분야 논문, 관련 분야 특허, 국제화 활동사항 등이 전부 공란으로 돼 있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유통 분야가 제게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도 이 본부장은 당시 유통 분야 출신을 포함한 4명의 지원자 가운데 14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은 연봉(6000만원) 외에 성과급 60%를 받으며 철도역사 매장 등을 관리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본부장 선발 과정이 사장의 전권사항이기는 하지만, 복잡한 선발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어 권력실세의 특별한 지시가 없이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의 인물이 선발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본부장 선발 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불법 자금을 전달한 뒤에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도 코레일 측에서 자체 감사나 문책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공공기관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발된 것으로 안다.”면서 “국토부 산하 공기업 인사에 이영호라는 사람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2-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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